• 명진(明盡)이 좌파가 아니란 말인가?
     
     
    명진 "미국의 악질적인 행동을 고발하는 선봉에 범민련이 서있다

  • ▲ 작년12월15일 북한 조불련 지원 물품 앞에 선 명진(왼쪽끝)주지와 자승 원장(왼쪽서 두번째).
    ▲ 작년12월15일 북한 조불련 지원 물품 앞에 선 명진(왼쪽끝)주지와 자승 원장(왼쪽서 두번째).

     
     
     1.
     소위 「봉은사 외압설」을 제기한 김영국(52)씨가 3일 오후 장충동 참여불교 재가연대 만해 NGO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은사 주지 명진(明盡)이 21일 법회에서 한 말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明盡은 21일 법회에서 『자승 총무원장이 지난해 11월5일 취임한 후 11월13일 오전 7시30분 프라자호텔 식당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두면 되겠느냐」라고 자승 총무원장에게 얘기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말했었다.
     
     김영국씨는 『명진 스님의 발언은 모두 사실』이라며 『지난해 11월13일의 만남은 내가 주선해서 이뤄졌으며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했다』고 말했다.
  • ▲ 2002년6월 방북때 명진(왼쪽끝)과 자승(오른쪽끝).
    ▲ 2002년6월 방북때 명진(왼쪽끝)과 자승(오른쪽끝).


      
     김영국씨는 또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스님인 명진스님을 향해 「운동권」, 「좌파」라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상당히 당혹스러웠다』며 『단지 농담으로 그런 얘기를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만큼 안상수 원내대표는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한다고 생각한다. 부인한다고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
     「明盡 좌파 논란」은 웃지 못 할 해프닝이다. 좌파(左派)를 좌파(左派)로 불러서도 안 된다는 억지와 궤변이다.
     
     明盡은 북한의 선군(先軍)정치까지 美化해 온 월간지 「민족21」 발행인이자, 『김정일의 애국충신대오』 조총련과 회합(會合)해 온 민족공동체추진운동본부(민추본) 집행위원장이다.
     
     明盡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의 후원회장도 맡았었다. 범민련은 「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연방제 통일」 등 북한정권의 對南노선을 추종해 온 이적단체(利敵團體)이다.
     
     <통일뉴스> 2005년 2월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明盡은 27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이하 범민련) 9기 중앙위원 총회에 참석해 『미국의 악질적인 행동을 고발하는 선봉에 범민련이 서있다』며 『나는 그런 범민련을 후원하게 된 것을 당대와 후대까지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2005년 2월27일 북한의 「핵보유」 선언 직후 나왔다.
     
     3.
     「明盡 좌파 논란」은 한나라당의 사상적 혼돈과 아마츄어리즘을 확인시켰준 사건이기도 하다.
     
     안상수 발언을 폭로(?)한 김영국씨는 1983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중앙회장을 지냈으며, 1985년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한 후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불교정책팀장, 2003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이후 고흥길, 서석재, 손학규 의원의 보좌관을 거쳤다.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스님인 명진 스님을 향해 「운동권」, 」좌파」라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金씨의 발언은 황당한 말이다. 한나라당에서 잔뼈가 굵어 온 인물이 이런 주장을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의도인지 의심스럽다.
     
     만일 안상수 의원이 자승(慈乘) 총무원장에게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나라당의 정보 부족(不足), 이념 박약(薄弱)을 보여준다. 慈乘 원장은 明盡과 절친한 사이로서 민추본에서 함께 활동해 온 사이이다. 慈乘 원장은 현재 민추본 총재이자, 6.15선언실천남측본부 명예대표도 맡고 있다.
     
     2009년 말 신임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慈乘 스님은 2010년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방북해 조불련과 『남북공동선언(南北共同宣言)의 이행과 민족의 화해협력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6·15 10돌 맞이 금강산 등에서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등에 합의했었다.
     
     慈乘 원장을 좌파로 보기엔 어려울 수 있지만 明盡과의 친분관계 등을 고려할 때 안상수 의원이 문제의 발언을 상의할 사이로 보기도 어렵다. 결국 「명진 좌파 논란」은 좌파의 억지와 한나라당의 아마츄어리즘의 합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