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최대 사찰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조계종 직영사찰 지정에 반발하며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22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거듭 정치권 외압설을 주장하면서 "봉은사 주지 스님이 누구인지도 잘 모른다"고 반박한 안 원내대표에게 "머리가 아주 나쁜 사람" "기억력이 없는 사람"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부었다. 명진 스님은 안 원내대표의 해명에 대해 흥분된 어조로 이같이 비난했다.

    명진 스님은 "내가 현 권력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어떤 비판을 했다"면서 "그 비판한 사람이 누군지를 모른다면 그건 머리가 아주 나쁜 사람이고, 또 옛날에 저를 알고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면 그건 기억력이 없는 사람이다. 이건 안상수 대표가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판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사회자 손석희씨로부터 "인터뷰에서 적절치 않다" "공적인 방송에서 인신모독적인 공격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두차례 지적을 받았고, 명진 스님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주제와 거리가 먼 안 원내대표의 '군 입대 기피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우리 아버지도 육군병장으로 제대했고, 나도 육군병장으로 제대했고 군 복무 중에는 맹호부대로 월남까지 갔다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또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봉은사가 그동안 어떤 분규의 상징 같았는데 이게 안정이 됐다"고 자평한 뒤 "이렇게 벌집을 건드려가지고 온통 시끄럽게 하는 그것이 저는 자승 원장한테도 참 굉장히…"라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언급했다.

    그는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한 조계종 무기명비밀투표 결과에서 찬성 49표, 반대 21표가 나왔다는 지적에는 "조계종 내부의 계파 간 합종연횡 등이 있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명진 스님은 다만 "그 자리(안 원내대표와 자승 스님 회동)에 배석했던 사람이 아마 조만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을 거부하는 이유로 명진 스님은 본인이 봉은사 원장에 당선된 후 80억원대였던 예산이 130억원대로 늘어난 점과 그동안 신도들과 쌓은 신뢰 등을 꼽았다.

    한편 명진 스님의 주장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은 "정권의 압력 운운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조계종은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은 종단 내부의 법적 근거와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정권의 압력 운운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고 종단의 자주성을 해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세간의 일도 아닌 직영사찰 지정이라는 내부적인 사안이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추측조차도 납득할 수 없다"며 "명진 스님의 정치권 압력설은 검토하거나 대응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 역시 "나는 봉은사 주지 스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압력설은 황당하다"는 방응을 보였다. 그는 "고흥길 의원과 함께 자승 스님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지만 그 자리에서 불교계 숙원사업에 대해 건의를 받았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