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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가 오늘 왜 이렇게 어지럽습니까.
왜 이렇게 뒤죽박죽입니까. 전후·좌우를 다 둘러봐도 정돈된 구석은 전혀 없고 모두 들쭉 날쭉입니다. 거칠고 고르지 못합니다.
조상이 물려준 당쟁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고, 사대주의가 하도 뿌리가 깊어서 그렇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책임을 일제의 36년의 포악한 통치에 돌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책임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쩌다 요꼴인가 하면 원인은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의 좌우명이 ‘사실을 사실대로’라고 하는데, 그것이 우리 모두의 좌우명이 되지 않고는 무슨 짓을 해도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장사꾼이 손님을 속이고, 목사가 교인을 속입니다.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을 속이고 대통령이 국민을 속입니다.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이, 어떤 기자가 “여러 나라 말을 잘 하신다지요”라고 했더니, 추기경이 하는 말 - “나 잘하는 말 또 하나 있어”, “무슨 말인데요”라고 기자가 되물었더니 추기경이 대답하여 왈 “거짓말”. 그 대답을 듣고 우리 모두가 속이 시원하게 느꼈습니다. 마땅히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할 하느님의 종이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정부가 선포한 적이 있었으나 별무효과였습니다.
오늘부터 ‘거짓말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통령을 비롯해 온 국민이 참여하지 않고는 희망이 없는 나라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사회도 다만 이 못 하나가 빠져서 이렇게 건들건들하는 것 아닙니까. ‘거짓말과의 전쟁’이 이제 이 나라의 유일한 소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