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8일 "이병헌(40)에게 속아(혼인 빙자) 잠자리를 한후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며 배우 이병헌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상습도박 혐의'로 또 다시 이씨를 검찰에 고발한 캐나다 동포 권모(23)씨가 "제2의 김연아로 키워주겠다"는 이병헌 지인의 약속을 받은 뒤 금전적인 지원이 끊기자 이같은 범행을 결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 배우 이병헌   ⓒ 뉴데일리
    ▲ 배우 이병헌   ⓒ 뉴데일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7부(부장검사 정상환)는 19일 브리핑을 통해 "캐나다에서 체조 선수로 활동하던 권씨는 이씨의 지인인 권모 회장으로부터 '제2의 김연아로 키워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지난해 7월 한국에 왔으나 이후로 권 회장의 금전적인 지원이 끊기고 이씨도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자 이씨에 대한 강한 불만을 품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때마침 방송인 강병규(38)의 지인인 최모(31)씨와 가깝게 지내게 된 권씨는 자신의 사정을 최씨에게 털어놨고 최씨는 지난해 10월 강병규에게 "권씨가 이씨와 결별한 이후 너무 힘들어한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 권OO(23). ⓒ 뉴데일리
    ▲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 권OO(23). ⓒ 뉴데일리

    이에 강씨는 최씨와 공모해 지난해 11월 5일과 14일에 걸쳐 "권씨와의 사생활을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이씨를 협박해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혐의가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에 의하면 당시 이들은 권씨가 살 집과 차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같은 협박에도 이씨 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12월 8일 이씨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소장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같은 혐의 내역에 대해 강씨는 "권씨의 사정이 딱해서 순수한 마음에 도와주려고 한 것일 뿐, 권씨와 짜고서 이씨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병헌 측은 소송을 제기한 권씨의 배후에 강씨가 있다고 판단, 지난 1월 7일께 강씨를 공갈미수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강병규 공갈 혐의 불구속 기소 = 검찰은 이씨에게 전 여자친구인 권씨와의 관계를 발설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고 이씨의 사생활 내용이 담긴 소장과 사진 등을 공개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로 강씨와 지인 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강씨와 함께 이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작성, 언론사에 배포한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로 박모(40)씨를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로 출국한 권씨 등 2명에 대해선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권씨는 일부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가 인정됐으나 현재 캐나다에 출국한 상태라 기소가 중지됐다.

  • ▲ 경찰은 조직폭력배 개입설까지 나왔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 현장 충돌 사태에 대해 방송인 강병규씨와 지인들이 드라마 제작진 측과 시비 끝에 우발적으로 서로 주먹다짐한 단순 폭행사건이라고 결론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4일 새벽 CCTV에 촬영된 서울 송파구 장지동 한 상가에서 벌어진 충돌현장 모습.  ⓒ 연합뉴스
    ▲ 경찰은 조직폭력배 개입설까지 나왔던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 현장 충돌 사태에 대해 방송인 강병규씨와 지인들이 드라마 제작진 측과 시비 끝에 우발적으로 서로 주먹다짐한 단순 폭행사건이라고 결론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14일 새벽 CCTV에 촬영된 서울 송파구 장지동 한 상가에서 벌어진 충돌현장 모습.  ⓒ 연합뉴스

    또 검찰은 권씨로부터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이씨에 대해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아이리스 촬영장 폭행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허상구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14일 밤 12시 20분부터 오전 1시 40분 사이에 KBS 2TV 송파구 장지동 소재 '아이리스' 촬영장에서 폭력사건에 연루된 강씨와 지인 오모(24)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당시 현장에서 몸싸움에 휘말린 상대 측 좌모씨와 김모(34)씨에 대해서도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내렸다. 그러나 강씨의 연락을 받고 촬영장으로 가 아이리스 OST 관계자를 폭행한 장모(50)씨에 대해선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장씨는 이씨 소속사에 협박전화를 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병헌 전 여자친구, 손배소 제기 왜? = 지난해 KBS 드라마 '아이리스'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던 배우 이병헌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떨어졌다. 12월 8일 이병헌이 정체불명의 캐나다 동포 여성으로부터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사실이 밝혀진 것. 더욱이 이같은 사실은 이 여성이 한 언론사에 고소장 전문을 보내오면서 급속히 인터넷에 전파되기 시작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문제의 여성은 캐나다 요크대학에서 리듬체조를 전공한 이후 잠시 캐나다 국가대표선수로도 활약한 적이 있는 동포 권OO(23)였다. 권씨는 "이병헌에게 속아 잠자리를 가진 후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배소를 제기했다.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한류스타가 과거 여자친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은 국내를 건너 일본에까지 전파됐고 이병헌의 피소 사실은 한류열풍에 주목하는 각국의 관심 만큼이나 세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 ▲ 이병헌이 지난해 12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 글. ⓒ 뉴데일리
    ▲ 이병헌이 지난해 12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 글. ⓒ 뉴데일리

    권씨는 언론에 스스로 공개한 소장 내역을 통해 "2008년 9월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홍보차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한 이병헌을 만나 교제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며 "이병헌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병헌의 스폰서 격인 재일교포 사업가 A회장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대학교를 후원해 줄테니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이병헌과 잘 지낼 것을 부탁해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말했다.

    이는 19일 검찰 브리핑에서도 드러난 부분이다. 검찰 조사 결과 재일교포 사업가는 권모 회장으로 밝혀졌으며 그는 권씨에게 "제2의 김연아로 키워주겠다"는 말까지 건넸던 것으로 나타난 것. 그러나 권 회장은 권씨가 막상 귀국하자 금전적인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술 더 떠 권씨는 12월 9일 이병헌을 상습적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고발하기에 이른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권씨는 이병헌이 지난해 4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 이같은 이병헌의 도박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손배소 건에 대해 이병헌 측에서 "오히려 20억원을 요구하는 협박까지 당했다"며 역공세를 취하자 권씨는 지난해 11월 이병헌 측 관계자들을 만나 "공갈 협박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맞받아 쳤다. 나아가 이병헌 측의 "사귄 건 맞지만 2009년 봄에 헤어졌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지난 7월 2일 이병헌씨가 한국으로 오라고 해서 왔다"면서 "오자마자 이병헌씨 집에서 이틀간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 일단 헤어졌지만 다시 '잠자리' 만을 위해 집으로 불렀다는 건가?"라고 되물으며 이병헌 측에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이병헌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12월 10일 "서울중앙지검에 이병헌을 상대로 한 권씨 측의 협박 및 금품요구 혐의에 대한 수사의뢰와 함께 무고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면서 "권씨의 잇단 행위는 이병헌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려는 악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 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내고 무고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11일에는 권씨와 관계자 2명(최·박씨)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소하는 맞불을 놨다.

  • ▲ 이병헌이 지난해 12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 글. ⓒ 뉴데일리

    그러자 권씨는 13일 자신을 이병헌과 몇 번 만난 '그저그런 여자'로 생각하는 일부 시선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2008년 11월 이병헌과 강원도 스키장에 갔을 때 찍은 사진과 이병헌의 집에 머물 당시 촬영한 이병헌의 방 내부 사진 등 사생활이 담긴 사진 4장을 공개, 또다른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이병헌 '전방위 압박'하던 권씨, 돌연 캐나다 출국 = 권씨는 지난해말 검찰에 소환돼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현재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다. 캐나다에 어머니와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권씨는 이병헌과 관련된 민·형사 소송의 당사자이면서도 당초 모습과는 달리 소 진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 권씨의 어머니가 입국하고, 일본 후지TV 등과 인터뷰를 자청하는 등 그동안 전방위로 이병헌을 압박해 왔던 권씨는 돌연 태도를 바꿔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태.

    따라서 일각에선 권씨가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선 데 대해 이병헌 측과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시각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병헌 측은 합의 가능성을 일축한 뒤 "진실은 검찰 수사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며 예정된 모든 소송을 진행할 뜻을 거듭 피력해 왔다. 실제로 검찰은 19일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양측 관련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했는데 관련 소송 중 단 한차례도 소 취하가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

    또한 이번 검찰 수사 발표를 통해 권씨와 강병규의 지인 장모(50)씨가 기조중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며 수사 의지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검사의 처분을 일컫는 기소중지는 절대로 수사의지를 꺾은 것이 아니다.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가 파악되는 등 기소중지사유가 해소되면 다시 수사를 진행하도록 현행 법규에 명시돼 있는 것. 다시말해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충분하더라도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검사가 그 사유가 없어질 때까지 수사중지를 결정하는 것이지 기소중지결정으로 수사가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서 권씨는 캐나다로, 장씨는 중국으로 몸을 피한 상태다. 따라서 소재 파악이 힘들고 수사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기소중지가 결정됐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선 자연히 지명수배가 내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