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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기사 이모씨에게 빌린 2000만 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된 그룹 NRG(엔알지) 출신 가수 이성진이 당초 출석키로 했던 16일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이번 사건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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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BC 방송 캡처
강원도 정선경찰서 지능수사팀 관계자는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 이성진 본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이성진이 이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오늘 이성진과 통화를 해 본 결과 현재 개인적인 일로 청주에 머물고 있어 그쪽(청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성진이 출석요구에 불응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인 이 관계자는 "(조사받는)당사자가 요청할 경우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곳으로 해당 사건을 이송하게끔 돼 있어 이성진은 향후 청주에서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진, 갑자기 청주엔 왜? = 경찰에 따르면 이성진은 개인적인 일 때문에 청주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16일 출석하라"는 요청서를 받은 이성진이 갑자기 청주로 거주지를 옮긴 것에 대해 일각에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일종의 도피성 행동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대리운전기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실과 자신의 경찰 출석기일이 고스란히 노출된 마당에 16일 정선경찰서에 모습을 드러 낼 경우 원치않는 언론의 질문 공세와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시달릴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
물론 실제로 이성진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해당 지역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소속사를 포함,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단절한 이성진이 공개 석상에 자신의 얼굴이 비쳐지는 것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리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민사' 아닌 '형사 소송' 제기한 까닭? = 청주OO경찰서 관계자는 1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선경찰서에서 이성진 고소 사건에 대한 이송요청서를 우편으로 보냈다면 다음주는 돼야 우리가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조사를 하고 자료를 검토해 봐야 알겠지만 무엇보다 대리운전기사가 이성진에게 돈을 빌려줄 당시 돈을 갚을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이성진에게)과연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사기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이성진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리운전기사 이씨가 자신에게 이자 10%를 요구했다'는 내역에 대해 "만일 이모씨가 사채업자라면 보통 그런 식으로 이자를 요구하는 게 맞다"며 "지금으로선 이씨가 이성진의 단순한 지인인지, 아니면 일종의 사채업을 하는 사람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실제로 법률전문가들은 이씨가 이성진에게 돈을 빌려준 뒤 이를 제때에 돌려받지 못했다면 고소를 할 것이 아니라 민사법원에 채무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따라서 '형사 고소'라는 무리수를 둔 것에 대해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것.
또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빌릴 당시 상대방에게 돈을 갚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 역시 확실한 근거를 확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씨, "3일에 10% 이자 요구" 정말했나? = 네티즌들은 '강원랜드에서는 원래 선이자 10%를 떼고 준다'는 이씨의 말에 주목, "3일에 10%면 한달만 돼도 원금을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씨가 사채업에 연루된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돈을 빌릴 때에도 나중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야하는데 딱 보니 이성진이 도박장에서 전문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수꾼한테 빌린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의 이자나 상환 방법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보증을 선 게 잘못이지, 지금와서 이랬는데 저랬는데 왈가불가하는건 오히려 자신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따가운 일침을 놨다.
실제로 이성진은 "돈을 빌릴 당시 차에서 이씨를 만났는데 통장으로 1800만원을 입금해 줬다"면서 "왜 200만원은 안 주냐고 물으니 '강원랜드에서는 원래 선이자 10%를 떼고 준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성진은 알려진 것처럼 2000만원이 아닌 선이자 200만원을 뗀 1800만원을 빌렸다는 것.
그러나 이성진을 사기혐의로 고소한 이씨는 고소장과 경찰 진술을 통해 "먼저 현금으로 200만원을 이성진에게 건넸고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으로 1800만원을 송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과연 이씨에 이성진에게 2000만원 모두를 빌려줬는지 아니면 이성진의 주장대로 선이자를 뗀 1800만원만 빌려줬는지에 대해 경찰의 추가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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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이성진 ⓒ 연합뉴스
◇이성진 '절친' PD의 정체는? = 이성진은 언론을 통해 "사실 돈은 내가 빌린 것이 아니다. 프로덕션을 하는 친한 PD형이 강원랜드에서 게임을 하다 돈이 너무 급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며 "결국 강원도에서 우연히 알게 된 분을 소개했고 지불보증을 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이성진이 보증을 서고 돈을 빌려줄 만큼 막대한 힘을 가진 이 PD는 누굴까? 네티즌들은 "군 제대 후 이전보다 저조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이성진이 상대적으로 방송국 PD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안쓰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 연예관계자는 "평소 대인 관계가 좋기로 소문난 이성진이 잘 알고 있는 PD도 상당수"라며 "한창 재기를 도모하던 이성진이 이런 일을 겪게 돼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PD라는 사실을 떠나 이성진 자신이 정말 친하고 아끼는 지인이라면 도박 때문에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오히려 더욱 말이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물론 프로덕션을 하고 있는 PD이기 때문에 신용이 있고 가까운 지인이라 돈을 그냥 빌려줄수도 있겠지만 도박을 끊고 그동안 도박으로 탕진한 돈을 갚기위해 빌려줬다면 모를까 게임머니를 대주기 위해 아무 생각없이 보증을 선 건 명백한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대리운전기사 이씨, 이성진 '지인' 맞나? = 대리운전기사 이씨는 정말 이성진의 지인일까? 이성진은 추가 인터뷰를 통해 "돈을 갖고 나온 것은 지인 A씨가 아닌 이번에 고소장을 접수한 이씨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강원도를 오가며 알게 된 대리운전회사 대표 A씨가 '돈이 필요할 경우 연락을 달라'던 말이 기억나 이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성진은 "차에서 돈을 제공한 사람은 A씨가 아닌 이씨였고 이씨는 자신에게 선이자 운운하며 당초 약속대로 2000만원이 아닌 1800만원만 빌려줬다"고 항변했다.
따라서 이씨가 이성진과 평소 잘아는 지인이 맞는지 아니면 대리운전회사 대표 A씨의 지시를 받고 온 사채업자일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사실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게다가 이성진이 강원도를 오가며 대리운전회사 대표로부터 '돈이 필요할 경우 연락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분을 쌓아왔다는 점을 볼 때 이성진의 평소 행적에 대해서도 의심을 가져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더이상의 섣부른 추측이나 루머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성진의 출석 조사는 물론 양측에 대한 경찰의 치밀한 조사가 조속히 속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