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의 비결’이니 ‘출세의 비결’이니 하는 말이 흔하게 나돌기 때문에 ‘처세의 비결’이란 말이 좀 천박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처세의 원칙’이라고 바꾸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옳은 일을 보고도 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니라”라고 공자는 가르쳤고 그 한 마디는 나의 80 평생의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살아왔습니다.

    5년의 전임강사 기간을 거치고 조교수가 된 나는 3·15 부정선거를 용납할 수 없어서 학생들과 분연히 일어나 자유당 정권의 타도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한 뒤에는 질서가 우선돼야 한다고 믿고 학생들의 자숙을 간청했지만 들어주지 않아서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과격한 학생들과 원수가 되었습니다. 바로 거기에 나의 처세의 비결이 있습니다.

    10·26 사태로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기까지의 18년 동안, 나는 긴긴 고난의 세월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5·17, 5·18을 겪으면서 학생은 또 다시 무소불능의 자만심으로 무모하게 굴었습니다. “나오지 말라. 군인이 나온다.” 그렇게 권하는 내 말에 ‘처세의 비결’이 있습니다.

    오늘도 내 입장은 같습니다. 나의 처세의 원칙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습니다. 잠든 듯 조용하면 흔들어 깨웁니다. 소란하면 채찍을 듭니다. 질서를 무너뜨리는 자는 일을 망가뜨리는 자입니다. 바로 여기에 나의 처세의 원칙과 비결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쌓아올린 크레디트로 오늘도 싸우며 나아갑니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으면 영광인 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