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모태범(21ㆍ한국체대)이 공교롭게도 자신의 생일날 올림픽 금메달을 캐는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 ▲ 16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이 1,2차시기 통합 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16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이 1,2차시기 통합 1위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에게 거는 기대는 많지 않았다. 월드컵 랭킹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강석(22ㆍ의정부시청)과 이규혁(32ㆍ서울시청)이라는 쟁쟁한 선배가 그의 앞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

    따라서 경기 직전에도 각 언론사들은 이강석, 이규혁 선수에 대한 집중 조명만 할 뿐, 상대적으로 모태범이나 문 준은 관심 밖의 선수로 취급됐었다.

    일각에선 모태범의 주종목이 월드컵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1000m라는 점을 들어, 500m경기는 본 경기(1000m)를 위한 기량 점검 차원의 출전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모태범은 이날 경기에서 1, 2차 합계 69초86의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시작한 모태범은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 500m와 1500m에서 3위에 오르는 활약으로 종합 14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1500m 우승을 차지한 모태범은 2007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우승을 거머쥐며 스피드스케이팅 중단거리 부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2007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동메달 2개를 따낸 모태범은 2008년 국가대표가 된 이후 당해년 12월 월드컵 5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에서 5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1000m, 1500m 2관왕을 차지한 모태범은 11월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1000m에서 3위, 5차 대회에선 4위에 이름을 올렸었다. 5차 대회 1500m에서는 1분42초85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앞으로 모태범은 자신의 주종목인 1000m 경기에 나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할 예정. 1000m에서 미국의 샤니 데이비스에 이어 월드컵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모태범이 과연 한국팀의 불모지였던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대회 2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