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 노인 문제 해법 찾는 토론회 개최노인연령상향·재가임종·노인돌봄 등 심층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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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뉴데일리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주제: 존엄한 노후를 위한 새로운 길을 묻다)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가능하면 싼 가격과 인력으로 맡기려 하고, 노인들도 어지간하면 요양소에 돌아가실 때까지 두고 있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노인분들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계신데, 그분들 중에는 '내가 어떻게 애를 키웠는데'라면서 배신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반면 많은 자식들은 남에게 말을 안해도 '내가 좀 더 잘 모셨어야 했는데' 같은 일종의 죄책감 비슷한 걸 가슴에 품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우리가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세상에 자기 자식을 키우고 부모를 떠나보내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흔치 않은데,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님께서 취임사에서 말씀하신 '노인 기준 연령' 상향 조정과 '재가(在家) 임종제' 등에 대해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 이번 토론회가 초고령시대 노인 문제의 해법을 찾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대한노인회(회장 이중근)·한국노년학회(학회장 이윤환)와 함께 개최한 정책토론회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말 전체 주민등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1000만 명을 넘겨 그 비중이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노년 세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과 고민에서 출발했다.
'품격있는 노년, 존엄한 여정'을 슬로건으로 한 이번 토론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중근 대한노인회장과 노인회원들, 이윤환 한국노년학회장, 노인돌봄 전문가, 일반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토론회는 '함께 만드는 돌봄 사회' 특위위원장인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김해숙 위덕대 교수 등 세 명의 전문가 주제발제에 이어, 이윤환 한국노년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노인의 역할과 돌봄받을 권리'를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선 정순둘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고, 노인혐오, 차별 등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며 "모든 세대를 위한 세대통합적 사회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연령 상향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한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연령 상향 조정 논의는 소득확보기간 연장이 동반돼야 하며, 노인이 노동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가임종'을 주제로 발제한 김해숙 위덕대 교수는 "노인복지의 추세가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임종 또한 가족 품에서 품위 있게 죽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정책적 뒷받침과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노인돌봄'을 주제로 발제한 이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해야할 때 가족돌봄휴직이나 치매가족휴가제 등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돌볼 권리도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윤환 회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장숙랑 중앙대 교수와 홍선미 한신대 교수가 토론패널로 참여해 노인연령 상향 조정과 가정 내 임종 지원을 통한 존엄한 임종 보장, 노인돌봄의 제도화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초고령사회 대비에 따른 미래 세대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노인 대우를 계속 유지하면서 노인연령은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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