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있던 이순신 장군에게 있어서 “일성호가” 즉 ‘한 가락 풀피리 소리’는 그에게 애절한 느낌을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사면초가’는 좀 내용이 다릅니다. 중국의 한나라 초기에 초패왕 항우는 사면을 한의 유방의 군에 의해 포위당했는데, 사방에서 초나라의 슬픈 노래가 들려오니 이것이 적의 책략인 줄 모르고 그의 군대가 모두 투항하여 나라가 망한 줄 착각하고 그의 애인과 준마에게도 작별을 고하고 결국 비극적 종말을 맞았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오늘의 곤경이 ‘사면초가’라는 고사로 비유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나 항우처럼 상황을 잘못 판단하면 안 됩니다. 이 ‘사면초가’의 진위를 빨리 파악하고 출처와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김정일이 아무리 화를 내더라도, “대한민국에 침투한 남파된 간첩은 한 놈도 남김없이 다 잡겠다”고 대통령이 한 마디 하면 국회도 법원도 노사분규도 교육현장도 틀림없이 조용해집니다. 성급하게 서두루지는 말아야 합니다.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적화통일을 획책하는 놈들을 좌파·진보세력으로 떠받들고, 우리처럼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정권교체에 선봉장이 되었던 사람들을 모두 우파·보수·반동세력으로 치부하고 “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다만 중도 실용주의자요”라며 자신의 입장을 애매모호하게 해온 탓에 ‘사면초가’가 불가피하게 된 것 아닙니까. 그러나 염려 마세요.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삽니다. 정신 차리고 이 나라를 지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