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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일간지가 한국 국회의원 진보 10인과 보수 10인을 나눠놓은 것은 보고 쓴 웃음을 웃었습니다. 물론 18대 의원 278명의 투표성향으로 본 ‘이념지도’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마는 투표의 성향으로 국회의원의 진보와 보수를 갈라놓는다는 것은 그 기준 자체가 애매모호합니다.
이런 질문과 기준을 가지고 국회의원의 ‘색갈’을 분명히 따져봐야 되는 것 아닙니까. “당신은 적화통일을 반대합니까, 찬성합니까. 찬성한다면, 적극적입니까 소극적입니까.” “통일은 찬성이지만 적화통일은 안 됩니다”라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반대입니까 소극적으로 반대입니까”라고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표면상의 대답만 가지고는 각자의 이념적 성향이나 의식구조를 분명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국회에는 그런 자가 없을 줄 알지만 혹시 북의 지령을 따라 움직이는 자가 한 사람도 없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자들 중에 “나는 적화통일은 절대 반대합니다”하는 자들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자들 중에 놈들의 앞잡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공연히 진보니 보수니 마음대로 빛깔을 정해놓은 것은 위험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진보’를 선호하기 때문에, 오늘 ‘보수’의 라벨이 붙는 것이 두려워 되도록 ‘진보’ 라인으로 가까이 가기 위해 각종 곡예를 시도하는 중 강기갑의 뒤를 이어 ‘공중 날기’를 해보려는 자가 더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나라 정계에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이것은 다 환상이요 현실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