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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A씨는 내년 상반기 공채를 준비하고 있다. 작지만 건실한 지금 회사에 입사한 지 갓 두 달째. 하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중견기업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업난에 ‘여기 들어온 것도 참 다행’이라고 수백 번을 되뇌어봤지만 지난주 대학 선배의 결혼식장에서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만 떠올리면 지겹도록 고쳤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다듬게 된다.
오랜만에 대학선후배가 모인 자리에서 모두가 A씨의 취업을 축하해줬다. 즐거운 마음에 ‘따끈따끈한’ 명함을 돌렸지만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여기가 무슨 회사야?” 라고 물어왔다. -
- ▲ 지난해 5월 여의도에서 열린 우수중소기업 채용박람회에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모였다 ⓒ 뉴데일리
A씨는 “사람들이 왜 대기업을 노래를 부르는지 알 것 같다”며 “돈은 대기업 신입사원만큼 받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아 내가 다니는 회사를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버겁다.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며 재취업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취업한 B씨도 재취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B씨는 올 상반기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서를 넣었다가 물만 먹었다. 틈새시장을 노려, 하반기에는 자체시험 등 준비할 것이 비교적 적은 외국계 제약회사 취업에 성공했다. 또 외국계 회사는 근로복지가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B씨의 선택을 수월하게 했다.“대기업에 미련이 남았지만 출퇴근시간이 명확하고 상사눈치 안보고 맡은 일이 끝나면 퇴근하는 곳이 외국 회사인줄 알았다. 그러나 퇴근시간이 지나도 업무가 끝나지 않으면 11시가 넘도록 붙들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B씨는 “이 정도 업무 강도면 재취업을 해서라도 대기업을 가는 게 낫지 않겠나. 대기업에서 3년 일한 경력으로 다른 곳에 승진해 취업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상반기 공채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
- ▲ 채용상담 중인 취업 준비생 ⓒ 뉴데일리
최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밝힌 올해 25~29세 취업자는 11월까지 평균 259만 8000명. 지난해보다 7만 6000명이 줄은 수치이다. 특히 올해는 이 연령대의 취업난이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것이다.
이런 취업난에도 ‘승리’를 맛본 자들이 다시 전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은 첫 직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20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한 김명신(52)씨는 “능력이 있다면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는 게 맞다. 그러나 단순히 대기업, 선호하는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아 현재 재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실망을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또 5년차 직장인 조인수(33)씨는 “취업을 준비할 때도 쉽지 않다고 느꼈지만 요즘 새롭게 취업을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며 “회사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처음 지원할 때부터 그 회사에 대해 여러모로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여자라면, 육아수당, 출산휴가 일수까지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