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여수 향일암 화재 이후 문화재 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난 등으로 인해 소실된 문화재 복원을 위해 필요한 정밀실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방유형문화재와 지방기념물, 민속자료 등에 대한 실측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이정현 의원은 28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문화재 실측조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

  • 이정현 의원 ⓒ 뉴데일리
    ▲ 이정현 의원 ⓒ 뉴데일리

    대상 2145건의 문화재 가운데 무려 70.8%인 1519건에 대해 실측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정밀실측조사를 시행한 문화재는 9.5%인 204건에 불과했고, 간이실측조사를 마친 문화재도 19.7%인 422건에 그쳤다.

    광역시도별로 보면, 대상문화재를 가장 보유한 경북의 경우 미실측 문화재가 635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경남 249건, 충남 148건 순이었다.
    특히 지자체가 지정한 1,106건의 지방유형문화재, 지방기념물, 민속자료 가운데 미실측 문화재가 748건에 달했다. 지방유형문화재의 경우 총 607건의 조사대상 문화재 가운데 정밀실측은 111건, 간이실측이 135건에 그쳤으며 미실측 문화재는 361건으로 나타났다. 경북이 가장 많은 117건의 문화재에 대해 실측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경남이 7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방기념물은 총 208건의 조사대상 중 정밀실측은 13건, 간이실측은 63건에 불과했으며 실측조사를 하지 않은 문화재가 136건이었다. 경북이 38건의 문화재를 실측하지 않았고 충남과 충북이 각각 21건, 20건이었다. 또 민속자료의 경우 287건의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정밀실측과 간이실측을 실시한 문화재는 각각 9건, 27건에 그쳤다. 미실측 문화재가 251건에 달하는 것이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경북이 가장 많은 184건의 문화재에 대해 실측조사를 하지 않았으며 서울이 19건으로 그 다음이었다.

    이정현 의원은 “이번 화재가 발생한 향일암의 경우는 간이실측조사자료가 있어 복원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정밀실측조사를 통한 자료들이 축적됐더라면 보다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화재에 취약한 목조문화재가 정밀실측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소실되거나 훼손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조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각 지자체가 문화재만 지정해놓고 관리와 보존방안 마련에는 소홀하다”라며 “문화재청에서도 해당 지자체가 문화재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