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부터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히는 걸 대수롭게 생각하고 그냥 두었더니 어제부터는 고열이 나는 게 더럭 겁이 나서 병원을 찾았습니다."

    종합병원 '신종플루' 검진센터를 찾은 환자의 말입니다. 여기에서 '대수롭게 생각하고…'는 그 환자가 말하고자 한 '가볍게 생각하고'와 정 반대의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의 환자가 정말 대수롭게 생각했다면 재빨리 병원에 찾아갔을 터이니 말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대수롭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인지 그릇 사용하고 있음을 봅니다.

    우리가 부정하는 말과 같이 쓰거나 의문문에 쓰는 형용사 '대수롭다'는 한자말 '대사(大事)롭다'에서 온 용어라고 합니다. 본래는 한자 뜻대로 '큰일답다'라는 뜻으로 쓰이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중요하게 여길 만하다' '소중하게 여길 만하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이지요. '대수롭다'는 원형은 자주 쓰지 않지만, 여기에서 변형된 '대수롭지 않다'는 말은 '중요하게 여길 만하지 않다' '소중하지 않다' '시들하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면서도 가볍게 생각해서, 아니면 뜻을 잘 몰라서 자주 틀리게 되는 우리말 '대수롭다'와 '대수롭지 않다', 다음 예문과 같이 제대로 가려서 썼으면 좋겠습니다.

    *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다. 그래서 실수가 적다.
    * 이웃집에 무슨 대수로운 일이라도 났나? 웬 사람들이 저렇게 몰려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