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터트리던 민주, 지선 앞두고 좌불안석이란 전쟁 대비 공급망·대미특별법 등 중점설화 경계 … "지선 전 조정, 불행 중 다행"野 "빚투는 권장, 폭락은 회피" 비판
  • ▲ 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상승장이 계속되며 이벤트마다 자축했던 민주당은 폭락 국면에서 극도로 행동을 조심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원인이 된 일시적 조정 국면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장밋빛 전망으로 주식 투자를 조장한 정부·여당의 소극적 대응을 질타했다. 

    민주당은 5일 재계와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코스피 하락에 대한 논의 대신 이란 사태 파장에 대비할 공급망 점검과 함께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애초 같은 시간 금융위원회와 당정협의가 잡혀있었지만 해당 일정을 취소하고 재계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금융위와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공단 등 주식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부처를 대거 불러모았다.

    자본시장 특위는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가 전신이다. 오기형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아 주가 관련 법안과 당정 조율 등을 챙기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무리한 발언과 요구를 정부 측에 하는 대신 대응 방안을 청취하고 우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긴장하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최근 지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는 12.06% 수직 낙하하며 5093.54에 거래를 마쳤다. 698.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당시(12.02%)를 넘어선 최대 낙폭이다.

    이날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시가총액(시총)은 661조 원이 증발했다. 지난 3일 하락장과 합하면 약 1068조 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폭락하던 코스피는 5일 장 초반 반등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개장 5분 만에 10%포인트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뉴데일리에 "주식시장이 수개월간 계속 상승 국면에 있었고 이에 따른 조정 기간은 충분히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며 "이런 상황에서 당정이 주식 문제로 긴급하게 만나 대응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당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선거 국면 전에 조정 기간이 온 것이 어쩌면 불행 중 다행일지도 모른다"면서 "불필요한 설화를 없애고 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서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주식시장에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원유의 9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유가, 금융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장기화하면 할수록 시장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정부와 여당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과제"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기록적인 상승을 하면서 연일 자화자찬을 계속해 왔다.

    지난해 10월 코스피가 첫 4000선을 돌파했을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당대표회의실에 경제 현황판을 보며 환호했다. 정청래 대표는 "대한민국 국운이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전현희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코스피가 5000을 넘어서자 정 대표는 "내란의 혼란을 수습하고 국정이 안정되자 시장이 화답했다"면서 "이제 코스피 6000, 7000, 8000, 9000, 10000도 결코 꿈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지난 3일에는 코스피 6000선 돌파를 자평하며 "내란의 혼란을 수습하고 국가를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결과"라며 "이러한 성과는 단순히 숫자의 상승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민주당 의원들은 각 지역에 '코스피 6000 돌파' 현수막을 내걸며 홍보에 나섰다.

    정부에서도 주식 투자를 권장하는 듯한 모습을 수차례 보여 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그간 빚투를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는 말을 금융 정책 핵심 당국자가 방송에서 한 것이다. 

    청와대도 이 대통령의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 매각 소식을 알리며 매각 대금을 주식 투자 등을 할 것이라는 점을 공언했다.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집을 판 돈으로 금융 상품에 투자할 것이라는 점을 알리며 주식 투자를 권장하는 액션을 보인 것이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은 것 자체가 주식시장 뻥튀기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신용 거래 융자 잔액은 역대 최고치인 32조8041억 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에 나서자 개미들이 빚을 내고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빚투를 권유했으면 주가 폭락에 대한 책임도 정부에 있다"면서 "환율, 주가, 유가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대통령은 '이득을 볼지 말지는 정부가 결정한다'는 사짜 경제학을 설파했고 급기야 여권에서는 '대통령도 집 팔아 주식 산다'는 황당한 슬로건까지 나돌며 그야말로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면서 "정부가 나서 주가를 조작하고 순진한 청년들을 수렁에 빠뜨렸다는 것 외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소식을 알리며 매각 대금을 주식 투자 등을 할 것이라는 점을 공언했다.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집을 판 돈으로 금융 상품에 투자할 것이라는 점을 알리며 주식 투자를 권장하는 액션을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