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심정"

    한 번 더 서울시장을 하고 싶다고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ohsehoon4u)에 쓴 글이다. 오 시장은 이날 블로그에 '광화문광장의 스노보드와 서울브랜드마케팅'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는 스노보드 대회를 두고 '선거용'이란 비판이 나오자 오 시장이 직접 맞받았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자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오 시장은 크게 답답하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도왔던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비판 선봉에 선 것에 불만이 크다. 오 시장 스스로 글의 첫 머리에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고 썼다.

    "가장 답답한 것은 이 대회를 두고 '오세훈 시장의 선거전략' 운운하는, 근거없는 오해"라며 " 아시다시피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계 스포츠대회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되는 것"이라며 "게다가 광화문 광장처럼 도심 한 복판에서 개최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유례가 없는 일은 '뉴스'가 되는 법이고 실제 170여 개국에 방영되는 것을 비롯, 이번 대회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은 그동안의 국제대회와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을 만큼 뜨겁다"고 했다.

  • ▲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그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서 이번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도 서울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개최가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서울 브랜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자신이 이번 대회 개최 장소를 광화문광장으로 결정한 것도 서울 홍보 효과 때문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이런 "홍보마케팅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며 "2006년 44위였던 서울의 도시브랜드는 2008년 33위에 올랐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어 "내가 답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서울을 홍보하고 서울의 브랜드를 마케팅 한다는 것은 서울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이를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서울시의 이런 노력에 '서울시장 재선용'이란 딱지를 붙인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다보니 이제 (비판이)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든다"며 "지금 내가 하는 일 대부분이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라고 비판을 서슴지 않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그 분들께 되묻고 싶다"고 말한 뒤 "이런 식의 견강부회로 손발을 묶는다면 임기4년의 시장은, 특히 재선 의지를 밝힌 시장은 임기 2년이나 3년까지만 일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오 시장은 "지금 이 모든 비판과 오해들이 내가 재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라는 죄책감마저 든다"며 "그래서 지금은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답답한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얼마 전 드라마 아이리스의 광화문 광장 촬영을 허가했던 것도,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 행사를 허가한 것도 서울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이런 나와 서울시의 진심에 공감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