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죽은 뒤에 치료하라니…" 네티즌 성토
-
- ▲ 탤런트 이광기(사진)의 아들 석규(7) 군이 신종플루에 의한 합병증으로 8일 오전 사망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 연합뉴스
탤런트 이광기(40)의 아들 석규(7)군의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당초 이광기 측에서 밝힌 '폐렴'이 아닌 "신종플루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라는 병원 측의 최종 통보가 뒤늦게 알려진 것.
석규 군의 사망시각은 8일 오전 9시 49분.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이광기는 자신의 소속사 윈원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오열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이광기로부터 소식을 들은 윈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씨가 오늘 오전 울면서 전화로 막내 아들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고 말한 뒤 "신종 플루로 의심돼 입원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이 관계자는 석규군 사망 원인에 대해 "폐렴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빈소가 마련된 일산 백병원 한 관계자 역시 8일 "이광기씨 아들 석규군은 일산병원에서 사망한 뒤 오늘 아침 이곳으로 옮겨졌다"며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광기는 이날 정오께 이뤄진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의 사망과 관련, 좀더 자세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석규군 사망원인을 두고 신종플루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피 검사 때에는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에 신종플루라고 할 수 없고 폐렴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기는 "아들이 6일 오후부터 힘이 없고 아프다고 말해 병원으로 갔는데 의사 소견으로는 좀 더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면서 "갑자기 오늘(8일) 오전 4시에 심장마비가 왔고 한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상태가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이광기 씨의 절친한 후배로 알려진 정 모씨도 8일 오후 5시께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석규군의 사인은 신종플루가 아닌 폐렴"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석규군이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만큼 (확진 결과를)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광기 측근, 8일 오후 5시 "사인은 신종플루 아닌 폐렴"
오후 7시 40분께 "신종플루 확진" 병원 측 문자메시지 공개이처럼 유가족과 측근들의 입에서 석규군의 사인을 둘러싼 각종 발언이 난무하고 있을 무렵, 정작 석규군을 치료하고 사망 진단을 내린 일산병원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일산병원의 한 관계자는 8일 오후 2시께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석규군의 사망 원인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휴일이라 진료 관계자가 다 나오질 않았다"며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자칫하면 오보가 나갈 수 있다. 신종플루 확진 명단에 있는지만 조사해 달라"는 기자 질문에도 이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파악이 안된다. 당직이라서 전화를 받았을 뿐 관련 내용을 전혀 알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
- ▲ 9일 오후 1시 현재 27만5431명의 네티즌이 이광기의 미니홈피를 방문, 고 석규 군과 유가족에 위로의 글을 남기고 있다. ⓒ 이광기미니홈피
결국 뉴데일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은 "이광기 아들, 신종플루 의심 사망" 보도에 이어 "사망 원인은 폐렴"이라는 후속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초 기자들에게 "석규군의 사인은 폐렴"이라고 밝혔던 정씨가 오후 7시 40분께 이광기의 휴대폰으로 날아온 병원 측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사인이 당초 예상대로 '신종플루'에 따른 합병증(패혈증)이었음을 뒤늦게 밝혔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이석규님 신종플루 확진검사 결과 양성(신종플루 맞음)입니다. 타미플루 5일간 복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 씨에 따르면 문제의 문자메시지는 오후 4시 49분경 이광기에게 도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광기, 석규 군 사망 직후에도 사인을 '폐렴'으로 알아
"1차 검사에선 음성…2차 확진 검사 결과는 사후에 나와"그렇다면 "피 검사 때에는 (신종플루)음성으로 나왔다"는 이광기의 발언은 단순한 착오였을까. 해당 병원에 문의한 결과 "1차 검사 결과, 신종플루 음성 판정이 나온 것은 맞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산병원 관계자는 9일 오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씨와 아들이 7일 오후 6시 55분에 응급실로 와서 응급치료를 받다 9시께 (신종플루)격리병동으로 옮겨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혈액검사를 통해 신종플루 검사를 한 결과 석규군이 신종플루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원래 혀와 호흡기 사이에 있는 점액을 채취해 검사하는 선별검사를 미리 하기도 하지만 최근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돼 곧바로 확진검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석규군 상태가 신종플루 증세로 염려된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음성 판정에도 불구, 담당 의사가 타미플루 처방을 내렸고 오후 10시경 투약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병원 측 "법적으로 신종플루 확진 가족에게 문자 보내야…"
네티즌 "이미 죽은 사람에게 사망 통보?…두번 죽이는 꼴"이 관계자는 다음날 오후 4시경 이광기에게 전해진 신종플루 확진 문자가 보내진 경위에 대해선 "2차 확진검사 결과가 석규군 사망 직후에 나와, 관련 내역이 자동으로 통보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환자가 입원한 즉시 타미플루를 처방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늑장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사망 이후에 자동으로 '타미플루 처방' 문자메시지가 보내진 것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일산병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확진검사 결과는 원래 시일이 걸리는데 이씨에게는 특별히 빨리 전달한 것"이라며 "문자메시지는 법적으로 환자에게 전달하도록 돼 있어 어쩔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신종플루로 죽은 것도 억울한데 유가족에게 문자로 '타미플루를 처방하라'는 내역을 보낸 것은 상식밖의 처사"라며 병원 측의 안일한 태도를 맹비난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