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임직원들이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오후 1시 마포구 상암동 진흥회 사무실에 수사관을 급파해 4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회계 장부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 단체 일부 임직원이 차명계좌를 이용, 내부 업무비 수천만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정부의 연구과제를 받아 연구용역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용역비를 부풀리거나, 전자산업 관련 전시회를 개최할 때 특정 업체를 선정해 주고 커미션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확인키로 했다. 또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을 유흥비로 쓰면서 정부 및 업체 관계자에게 향응을 제공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동안 관련 직원 4명에게 세 차례 소환 통보와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해 이날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1976년 창립된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는 전자 산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고 중소 전자업계의 수출을 지원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진흥회는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비상근 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이 비상근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상근 부회장은 이감열씨다.

    이감열 부회장은 "예전에도 비슷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다 해명해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오늘 경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단순 사실 확인 작업일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