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7년 지어진 독립문이 건립 112년만에 시민의 출입이 가능한 친숙한 공간으로 재탄생해 한국 근대사의 자취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27일 그동안 일반인 통행이 제한됐던 독립문 철재 울타리를 걷어내고 주변에 독립광장을 조성하는 등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독립공원(11만㎡) 재조성 사업을 마치고 28일부터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고 밝혔다.

    독립문은 중국 사신을 영접하던 사대외교의 표상인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세운 것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자주독립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중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구축한 서양식 건물이다.

  • ▲ '서대문 독립공원' 재조성 조감도ⓒ서울시
    ▲ '서대문 독립공원' 재조성 조감도ⓒ서울시

    시는 독립공원 주변 주택과 상가 지역을 공원으로 편입해 독립문 주변에 1만㎡ 규모 독립광장을 조성, 시민 누구나 가까이에서 독립문 모습을 감상하고 이 곳을 통과할 수 있게 했다.

    독립협회가 기금을 모아 1896년 착공해 이듬해 완공된 독립문은 자주독립의 상징물로 여겨진다. 1979년 성산대로 개설로 원래 있던 자리에서 북서쪽으로 70m 떨어진 현재의 자리로 이전됐다. 1979년 이전에는 도로 한가운데에 있어 출입이 불가능했고 그 이후에는 철책을 둘러쳐져 통행이 제한됐기 때문에 112년만에 일반시민의 출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 ▲ 재조성 후의 서대문 독립공원(왼쪽 위부터 독립문 주변, '3.1독립선언기념탑 전면-수경시설,3.1독립선언기념탑, 전통연못)ⓒ서울시
    ▲ 재조성 후의 서대문 독립공원(왼쪽 위부터 독립문 주변, '3.1독립선언기념탑 전면-수경시설,3.1독립선언기념탑, 전통연못)ⓒ서울시

    시는 아울러 잘못된 공간 설계로 무질서하게 배치돼 있던 독립문과 3.1 독립선언기념탑, 독립관, 형무소역사관 등 공원 안 각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또 독립공원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던 수경시설 등 일본식 조경은 우리나라 전통 조경양식 방지(芳池, 네모난 형태의 연못)로 새롭게 바꿨다. 비가 내리면 진흙탕으로 변했던 산책로는 황토 성분의 딱딱한 포장재와 화강석 판석으로 재포장하는 등 그동안 이용에 불편을 초래했던 낡은 시설이 정비됐다.

    시 관계자는 “독립공원은 연간 80만명이 방문하는 역사관광 명소”라며 “관람객에게 역사의 신(新) 교육장으로 활용돼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대문 독립공원 재조성 사업은 239억여원이 투입돼 지난해 8월부터 1년여간 진행됐다. 시와 서대문구는 28일 오전 10시 '서대문 형무소역사관 예술제'와 연계한 준공식을 열고 오후 7시에는 안숙선 명창과 성악가 김동규 등이 출연하는 기념제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