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 선수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피겨그랑프리 1차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 또다시 우승함으로 여왕의 자리를 굳힌 그 날의 감격을 한국국민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김 선수는 한국을 빛냈고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 날의 기쁨을 우리는 언제나 간직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왜 김연아 선수처럼 멋있는 공연을 못하는가. 그들은 왜 한국을 빛내지 못하는가. 왜 한국인의 가슴에 자부심을 심어주지 못하는가. 왜 정치판에 김연아가 보여준 절제된 감정과 세련된 동작이 전혀 없는가. - 그렇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리에서 벌어진 피겨그랑프리 1차대회와 대한민국의 현실정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지, 정치도 일종의 예술이고 따라서 정치인도 나름대로 예술가입니다. 예술적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정치인에게도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연아는 여러 차례 우승을 하였지만, 신문과 잡지에서 읽은 사실인데, 처음 우승하고 나서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별로 기쁘지 않다는 그녀에게 그 까닭을 물었더니,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가 여러 번 실수를 했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고 하였다니, 당시 18세이던 한국의 딸의 가슴에는 오늘 이 땅의 정치인 열을 묶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깊이와 무게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김연아는 21세기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돼야 할 한국의 미래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 생각되어 더욱 감격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