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협정문 가서명이 이뤄진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이른바 '어묵 전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한-EU FTA 협상과정에 정통한 양측 소식통에 따르면 생선살 가공품으로서 어묵과 게맛살 등의 원료가 되는 연육(surimi)이 관세철폐를 두고 힘겨운 줄다리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협상이 사실상 타결되기 직전까지도 일부 EU 회원국이 한국산 연육에 대한 관세철폐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이 한국산 연육 수입자유화에 반대했으며 특히 라트비아가 마지막까지 강경한 태도를 견지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전 세계적 금융위기와 극심한 경기침체에 직면해 국가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라트비아는 이처럼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 속에 한국산 연육에 EU 시장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7년 기준으로 라트비아에서 식음료 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7%를 차지할 정도의 핵심산업 가운데 하나며 수산물가공 분야는 식음료 산업 가운데서도 약 10%의 비중을 차지했다. 더욱이 라트비아의 경우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전체 수출액 중 3분의 2가 EU 회원국을 행선지로 할 만큼 역내시장 의존도가 높아 한국산 연육의 EU 시장 잠식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협상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은 온통 자동차에 쏠렸지만, 한국산 연육에 대한 시장개방을 놓고 막판까지 힘겨운 줄다리기가 있었다. EU 집행위가 27개 회원국의 이해를 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말했다.(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