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과 이회창. 두 사람은 악연이라 할 수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정몽준 한나라당 신임 대표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와 손잡으며 이 총재의 두번째 대선 도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 ▲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8일 오후 국회 총재실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8일 오후 국회 총재실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7년이 지났다. 8일 두 사람이 각각 집권여당 대표와 야당 총재로 다시 만났다. 정 대표가 취임 인사차 이 총재의 국회 집무실을 예방하면서다. 정 대표는 약속시간 보다 4분여 빨리 이 총재를 찾았다. 먼저 다가가 "건강하시죠"라며 고개를 숙였고 이 총재도 "축하드립니다. 책임이 중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어색함이 흘렀고 두 사람 모두 머쓱해 했다.

    그러자 정 대표가 "한나라당에 들어온 지 2년이 안돼 사실 당에 대해 잘 모른다. 총재님께서 더 잘 아실 것 같다"며 한나라당의 수장이던 이 총재에게 조언을 구하자 이 총재는 "옛날에 한나라당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분위기는 다시 어색해졌는데 정 대표의 다음 한 마디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제가 총재님한테 심려를 많이 끼쳐드렸다"

    정 대표의 이 말에 이 총재는 웃었다. 곧바로 "2002년 대선 끝나고 스탠포드를 갔을 때는 이런 날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라며 다시 웃었다. 이 총재는 정 대표에게 "정당 경험이 짧긴 하지만 많은 경륜과 뜻을 가졌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본다"고 덕담을 했고 정 대표도 "한나라당에 있는 의원들 말을 들어보면 총재님 밑에서 모시고 일한 경우가 많아 말씀 많이 하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