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한나라당 신임 대표가 8일 첫 데뷔무대인 대표취임 기자회견에서 던진 첫 화두는 '변화와 개방'이다. 자당을 꼭 짚지 않고 "주요 정당내 칸막이가 있다면 개방도 안되고 밖의 산소도 공급이 안된다"고 정치권 전반에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그의 우선 관심은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방이다.

  • ▲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향후 당 운영방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가 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향후 당 운영방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6번째 국회의원 만에 제대로 된 둥지를 튼 정 대표가 차기 대권을 위해선 꼭 풀어야 할 숙제이자 가장 큰 고민이다. 길지 않은 회견 문 중간 제일 눈에 띄는 위치에 "변화를 놓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한 빌게이츠 말을 넣은 것은 당 변화에 대한 그의 의중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회견문에서도 "정치가 변해야 한다. 우리 한나라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썼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한나라당이 계속 발전하려면 앞으로 더 개방적인 자세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역설한 '변화와 개방'의 초점은 바로 장기간 고착화 된 친이·친박 구도다. 이 구도를 깨지 않고는 현재 그가 설 자리는 매우 비좁다. 입당 1년9개월간 정 대표가 체득한 당면과제다. 그는 "당내 기반이 취악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친이·친박 계파 갈등에서 당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역사적으로 보면 성공하는 국가나 단체는 개방과 관용으로 나갔다"면서 "한나라당이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정당이 되려면 한나라당의 (현재) 구도보다 더 개방적이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친이·친박의 당 상황이 나름의 이유가 있고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는 게 도움이 안된다"고도 했지만 정 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어떤 정당에 소속감이나 일체감을 느끼는 경우가 5분의 1정도라고 한다"며 현 당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정당과 정치가 우리들의 리그가 아니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고, 국민들의 리그로 복원하려면 당연히 개방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이 구도를 깨는 게 당 변화의 종착역으로 보고 있고 자신의 대권 꿈도 이 변화를 이뤄야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