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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선일보 ‘편집자에게’ 란에 전교조의 교원평가제 반대를 비판하는 글이 실렸다.
글은 전교조 조합원들이 학부모와 학생이 평가주체가 될 경우 평가가 '인기투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교조의 반대 이유를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그리고 ‘학부모는 더 이상 자식을 학교에 볼모로 맡긴 약자가 아니며, 자녀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교육개혁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을 쓴 서인숙 ‘좋은학교만들기 학부모 모임’ 창립추진위원장을 만났다. -
- ▲ 서인숙 ‘좋은학교만들기 학부모 모임’ 창립추진위원장 ⓒ 뉴데일리
서 위원장은 중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남매를 둔 학부모다.
목소리도 크지 않고 선이 고운, 한마디로 시민운동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모다.
무엇이 ‘라면박스 하나 들기도 어려울 것 같이’ 여린 여성을 시민단체라는 무대에 세웠을까.
서 위원장은 ‘주인 노릇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서라고 말했다.
학부모면 누구나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 내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에 대해 무관심한 부모는 거의 없다.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고 불만스러운 점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불평으로 그친다.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안 한다. ‘졸업하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있고 ‘혹시 나섰다가 내 아이 불이익 받으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있다. 그래서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고 계속된다. 쌓이는 세월만큼 더 심각해지기도 한다.
서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토론하고 문제점은 올바르게 바로잡자’는 생각이다. 말만이 아니라 실천하겠다는 얘기다.“학부모는 엄연히 교육의 한 주체입니다. 그런데 모두들 ‘나 대신 누군가 해주겠지’라고 생각해요. 모래알처럼 흩어져 마음을 합하지 않지요. ‘좋은학교만들기 학부모 모임’은 이 흩어진 목소리를 모아보자는 뜻에서 출발했습니다.”
서 위원장은 학부모의 교육 주권을 강조했다.
학부모는 교육재정을 부담해 교원과 학교에 권한과 지위를 부여하는 교육 수요자이자 교육의 원천적 공급자라는 것. 따라서 학부모는 교육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이 같은 학부모의 권리를 학부모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와 학교는 학부모로부터 자녀 교육을 위탁받았고 따라서 공급자 중심의 교육이 아닌 소비자인 학부모 중심의 교육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그럼 서 위원장이 생각하는 오늘의 교육은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갈수록 하향평준화 되는 아이들의 학력도 그렇고 올바른 가치관 정립보다는 공부 기술을 가르치는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부정적이고 왜곡된 가치를 심어주는 일부 전교조의 행태까지 더하면 요즘 학교 교실은 문제점 투성이라는 것이다.많은 학부모들이 서 위원장과 뜻을 같이 해줬다.
그래서 16일엔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좋은학교만들기 학부모 모임’ 서울지부를 창립한다. 전국모임은 10월 중에 창립할 예정이다.
출범 후엔 학부모 교육주권 회복운동 외에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운동’과 ‘좋은 학교 확대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운동’은 이렇다.
학부모 공동체가 환경이 어려운 학부모며 자녀들을 함께 돕고 보호한다. 내 자녀만 생각하는 이기적 교육관을 벗고 함께하는 교육 공동체를 꾸려가자는 것이다. 우리 학교, 우리 지역의 아이들을 지원해 학부모들의 교육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를 네트워크화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서울에 강남, 서구, 북구, 남구 등 4개 활동 거점을 뒀다. 지역별 특성에 맞게 목소리를 내고 전제적 지원과 조정은 서울지부에서 맡는다.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학교’를 선정하고 학부모들이 견학을 하게할 계획도 있다. 모범적인 학교 교육이나 운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각자의 학교에도 그 장점을 받아들이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좋은 학교’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은 학교 확대 운동’이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좋은 학교’를 선정해 몇 차례 견학도 했다.
서 위원장은 “좋은 학교일수록 교장선생님이나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의 열의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여느 시민단체와 다르게 순수한 학부모들 모임이다. 전문가들도 아니고 정치적인 이해가 끼어들지도 않았다. 그리고 할 일은 태산이다.
그런데 너무 여려 보인다.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더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하긴 사람 겉만 봐선 모르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