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현대 현정은 회장이 북의 김정일을 만나고 돌아와 그가 남한 정부에 요구한 몇 가지 조건이 있는 듯합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의 활성화 같은 것은 김정일도 원하고 현대아산도 원하는 일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운영으로 북은 어느 정도의 수입을 잡았는지 알 길이 없지만 현대아산 측은 전하는 말에 약 2천억의 손실을 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권이나 남한의 한 기업체가 여기서 노리는 것은 돈 밖에 없습니다. 금강산 관광으로 북은 짭짤한 재미를 보았지만 정부보조금을 쏟아 부으면서 여러 해 끌어온 금강산 관광 사업이 남북 간의 긴장완화에는 다소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출혈 밖에 얻은 것은 없었습니다. 더욱이 관광 갔던 대한민국의 젊은 아기 엄마 한 사람을 쏴 죽인 사실 때문에 대한민국으로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별다른 흥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까닭도 없이 현대아산의 근로자 한 사람을 4개월 가까이 억류했다가 풀어준 사실도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사람들은 “북은 변했는데 남은 그대로”라면서 남한의 자세를 비난만 하고 앉았으니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매사에 북조선 인민공화국은 두둔하고 남쪽의 대한민국은 구박만 하는 진정한 동기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민주당이 한국의 정당이지 북의 인민공화국의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왜 사리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엉뚱한 짓만 골라서 하니 답답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김대중 씨의 별세를 계기로 야당도 한 번 마음을 고쳐먹고 대한민국의 정당으로서의 구실을 다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대한민국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끼어들 수도 없고 남북통일은 오히려 요원하게 느껴질 뿐이니 이번에 한 번 크게 체질개선을 단행하여 불법을 일삼는 김정일의 정권을 비판해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