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은 19일 "때가 안오면 기다릴 줄 아는 것도 정치인"이라며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자신의 정치일선 복귀에 대해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때가 안 오는데 억지로 하면 부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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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 미국에서 돌아온지 100일 동안 잠행하던 그는 지난 7월부터 공식 당 행사에 참여,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계기로 정치적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재오 대북특사설'과 '입각설'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대해서도 이 전 최고위원은 "사람이 다 자기에게 걸맞은 일을 해야 하는 거니까 내게 맞는 일이 또 있지 않겠느냐"면서 "좀 기다려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타계한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도 회고했다. 그는 "내가 두 번째 감옥에 갔다 나와서 고문을 많이 당했는데 그 때 동교동에 인사하러 갔더니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일어서 나오는데 (김 전 대통령이 내게)'잠깐 앉아보라' 고 하더니 방에 들어가서 웅담을 하나 갖고 나와서 '누가 웅담을 가져왔는데 이게 고문당하고 맞은 데 좋으니까 이것을 조금씩 풀어서 자기 전에 먹고 자라'며 준 기억이 있다"고 술회했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이 일생동안 한 일이 민주화와 통일인데 민주주의도 아직 성숙되지 못했고 통일도 아직 접점을 못 찾고 있는데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한줄이야기란에 "한국 민주주의가 암흑기에 들어섰을 때 온몸으로 저항함으로 역사에 정의가 끝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 큰 지도자 영전에 고개 숙여 조의를 드린다"며 김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