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장기 입원중인 14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  ⓒ 연합뉴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장기 입원중인 14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  ⓒ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80년 당시 자신이 이끌던 신군부가 사형 선고를 내렸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 해 주목된다.

    14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20층을 찾은 전 전 대통령은 VIP대기실에서 이희호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아 휴가 중에 올라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도 상당히 어렵게 여기 왔는데 비교적 쉽게 치료 받고 나갔다"면서 "여기 김 대통령도 틀림없이 완쾌하셔서 영부인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모시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실제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전립선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던 날이었다. 당시 그의 측근들은 “미뤄왔던 수술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세간에선 1989년 열린 5공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살인마"라고 외치며 명패를 집어던졌던 노 전 대통령을 죽어서라도 보기 싫어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양반들 실력이 있으니까‥(믿어보라)"는 말을 건낸 뒤 "김대중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우리 전직들이 제일 행복했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그는 "5년 재임기간 동안 (DJ로부터)청와대에 한 10번 가까이 초대 받아서 세상 돌아가는 상황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어떤 대통령은 그런 것도 안하고…"라는 말을 덧붙여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듯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현직에서 안 봐주면 전직 입장에서는 불쌍한 것이 있지 않느냐"면서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하고 온 뒤엔 꼭 전직 대통령 부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방문 성과를 설명하고 선물까지 섭섭지 않게 해 주셨다"며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