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2차 경찰 진입작전이 이뤄진 쌍용차 평택공장은 전날에 이어 안팎으로 전쟁터 같은 상황이 재연됐다.

    오전 4시30분 날이 밝기도 전에 노조원이 점거농성중인 도장2공장 인근으로 병력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미리 배치된 대형 크레인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연결하는 작업이 벌어져 오늘 경찰의 진압작전은 어제와 달리 대규모라는 것을 짐작케했다.

    날이 밝으면서 6시10분께는 경찰헬기가 평택공장 상공을 비행하면서 옥상에 대한 감시에 나섰으며, 조립3.4공장 앞에 집결해 있던 경찰이 사다리를 이용, 옥상에 진입 작전에 들어갔다.

  • ▲ 경찰의 쌍용차 2차 진압작전이 시작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연합뉴스
    ▲ 경찰의 쌍용차 2차 진압작전이 시작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헬기는 옥상에서 저항하는 노조원들에게 최루액 봉투를 투하하며 경찰의 옥상진입을 도왔고 1시간가량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새총 쏘거나 화염병 등을 투척 공장 곳곳에서 불길이 솟았다.

    2시간가량 지난 8시5분께 경찰 특공대가 크레인에 연결된 컨테이너 3대로 투입되면서 상황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대형 컨테이너에 탄 경찰특공대가 옥상으로 올라오면서 물대포를 쏘자 노조원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으며, 곧이어 사다리를 이용해 경찰 200여명이 옥상에 투입되자 노조원 50여명의 저항은 의외로 쉽게 무너졌다.

    노조원들은 인원수에서 밀린데다 경찰특공대원들이 새로 선보인 시위 진압용 '고무탄총'에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불과 5분 만에 도장2공장 쪽으로 달아났다.

    노조원들은 조립3.4공장 옥상 위를 내달리며 사다리를 이용, 도장2공장과 조립3공장 옥상을 연결하는 연결통로 위로 다급히 피했다.

  • ▲ 경찰의 쌍용차 진압작전 이틀째를 맞는 5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경찰이 조립 3,4라인 옥상을 장악해 노조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건물 위로 대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경찰의 쌍용차 진압작전 이틀째를 맞는 5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경찰이 조립 3,4라인 옥상을 장악해 노조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건물 위로 대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과정에 퇴로가 차단된 노조원 1명이 조립공장 위에서 10여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는가 하면 조립공장 옥상에서 5∼6m 높이 연결통로 위로 오르다 사다리가 넘어지면서 또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사측의 부상자도 만만치 않아 양측 모두 5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노조측은 노조원 1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추격을 멈추고 30m 거리를 두고 대치를 유지하자 노조원들은 곧바로 도장1공장과 후문 방향으로 맞붙은 자재창고 건물과, 도장2공장과 조립4공장 사이 도로에 불을 내 조립 3.4공장 양쪽에는 한동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소방헬기들은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에 나섰으나 잡혔던 불길이 되살아나는 등 검은 연기가 1시간여 동안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사측 직원들은 조립 3.4공장이 장악되자 지게차 등 중장비 7대를 동원해 부품도장공장 조립3.4 공장 사이 도로에 설치된 장애물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노조원들은 옥상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강력히 저항했으나 맞섰으나 장애물은 30분도 안돼 대부분 철거됐다.

    오전 9시50분께는 하늘을 선회 비행하던 헬기 1대에서 특공대원 20여명이 레펠을 타고 도장1공장 옥상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고가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경찰 100여명과 1층에서 올라온 사측 직원 50여명이 옥상으로 올라오자 도장1공장은 20여분만 저항 한번 받지 않고 쉽게 경찰에 장악됐다.

    같은 시각 차체2공장에서도 고가사다리 등을 이용해 300여명의 경찰이 옥상에 올라오자 노조원 20여명이 도장2공장과 이어진 복지동 옥상으로 물러서 50여m 거리를 두고 대치상태를 유지했다.

    공장밖에서도 사측 직원들이 오전 9시30분 전날에 이어 야당과 시민단체 천막 철거에 나서면서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빗자루 등을 든 사측 직원 4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가 전날 다시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자 민주노총 등 300여명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처음엔 주먹질과 발길 정도였던 폭력사태는 급기야 양측 모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투석전을 벌이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사측 직원들은 또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100여m 밖으로 몰아내 대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경찰 500여명이 뒤늦게 투입돼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500여m 떨어진 삼익아파트까지 다시 밀어내면서 1시간여 동안의 대치 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나 사측 직원들은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다시 들어올 것에 대비, 공장 정문 진입로 입구와 주변에서 출입을 통제, 곳곳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박했던 오전과는 달리 오후에는 경찰이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도장2공장으로 몰린 노조원들을 더이상 압박하지 않는데다 공장 밖도 민주노총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진입을 못하면서 충돌상황은 빚어지지 않았다. (평택=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