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규 검찰총장 내정자는 30일 선진국 수준으로 검찰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조직의 변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고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이런 발전은 있었지만 (검찰의) 수준이 확 뜨지 않았다"며 "검찰의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 후진국, 한국 검찰을 비교했을 때 조직도나 역할, 권한은 비슷비슷하다"며 "검찰 구성원의 일하는 자세와 스타일에서 선진국과 후진국 검찰의 차이가 난다"며 검찰 직원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검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높아진 국민 의식과 경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내정자는 "변모는 변화나 개혁과는 조금 다른 얘기다. 자꾸 조직 얘기하는데 조직 바꾼다고 선진국 검찰되느냐"라며 조직의 인위적인 개편을 통한 검찰 개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검 중수부의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중수부를 없앤다고 해서 검찰이 과연 달라지겠느냐. 중수부 폐지한다고 선진국 검찰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검찰의 실력이나 수준은 어디에다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검찰이 정치적으로도 독립성이 잘 보장됐다고 강조했다.
    검찰수사에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한다는 비판에 그는 "정치적 간섭이 아니라 갈등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갈등을 잘 넘어 세련된 수사를 해야 한다. 국민들이 봤을때 세련되고 멋있도록 만드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후속인사와 관련, "나는 의견 제시자일 뿐 인사권자는 법무부 장관"이라며 "지역, 학연보다 능력이 먼저인 인사가 되도록 어떤 검사가 적당한지 오늘부터 잘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놓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소상히 해명했다.
    `귀족 취미'로 언급된 요트와 승마는 취미가 아니라 잠시 배워본 수준이고, 열기구는 지난해 대전고검장 시절 지역에서 열기구 대회가 열려 비용을 내고 직원들과 호기심에 한 번 타본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코리아 대전ㆍ충남 예선대회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주최측의 초청을 받아 고민 끝에 행사장에 참석한 것이며, 심사위원 중에 나이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 이후 입상자와 그 가족이 대전고검청사를 방문해 환담하게 됐던 것이 `미스코리아와 어울린다'는 괴소문의 진원지였던 것으로 지목했다.
    김 내정자는 "모함이 사실처럼 유포돼 나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마음의 상처가 컸다"며 "내정 당일 아침 아내가 `이렇게 해서 검찰총장 하면 뭐하느냐. 그만두라'고 할 정도였다"며 말할 때에는 눈시울을 붉어지고 울먹거리기도 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