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라고는 하지만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법을 훌륭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 법을 지킬 뜻은 전혀 없다고 여겨집니다.

    역대의 대통령들이 법을 제대로 지키고 약속한대로 모든 일을 처리했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경제규모가 세계 5위 정도는 됐으리라고 짐작하는데 법은 있어도 지키지 않는 잘못된 인습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10위권 밖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헌법은 세계의 모든 헌법 중에서도 훌륭하게 만들어진 헌법이라고 합니다만 우선 지도층이 헌법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의 한국 사회는 질서는 전혀 없고 뒤죽박죽이 되고만 것입니다.

    김대중 씨는 2000년 6월 국회의 승인도 없이 대통령자격으로 김정일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그 두 사람이 합의를 보고 발표하였다는 공동성명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은 물론 헌법의 여러 조항에 위배된 것이므로, 북은 우리를 향해 “6·15 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떠들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독립국가로서의 주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킬 수 없는 “공동성명”임이 명백한 터에 제헌절을 당해 그 생각부터 안할 수가 없습니다.

    김대중 씨가 제 입으로 “잘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찾아가는데 빈손 들고 갈 수가 없어서 5억 달러를 가져다 주었소”라고 자백한 사실도 법에 크게 저촉되는 사항입니다. 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을 향해 지키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까. 법을 대하기가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