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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분단은 제2차 세계대전에 승리한 연합군이 한 짓이었고, 특히 38선을 그은 것은 미군 참모부의 어떤 장교였다고 들었습니다. 38선은 한국전쟁이 터지던 1956년까지 겨레의 재앙을 상징하는 숫자였습니다. 자유를 찾아 맨손으로 38선을 넘어온 사람들을 “3·8 따라지”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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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우선 소련군이 떠나지 않으니 미군인들 물러날 수 있었겠습니까. 일본군의 무장해제가 다 끝났지만 무슨 이유 때문이건 양군철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소련군은 북의 전쟁준비를 다 시켜놓고 철수하면서 “미군도 철수하라”고 소리를 지르니 어쩔 수 없이 철수는 했지만 북의 남침을 막아낼 만한 군사적 준비는 전혀 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 틈을 타서 인민군은 남침을 감행했고, 우리는 밀리고 또 밀려 부산이 대한민국의 임시수도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엔군의 도움으로 서울을 탈환했고, 북진 또 북진, 백두산 상에 태극기를 꽂을 날도 멀지 않다고 믿었지만 중공군의 참전은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통일의 꿈을 산산조각 나게 하였고 그 뒤에 휴전선이 그어지고 분단은 계속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세계 어디에도 우리처럼 아직도 분단된 나라는 없습니다. 그동안도 북의 김정일과 인민군은 한반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남파된 수많은 간첩들과 그들에게 포섭된 얼간망둥이들은 한반도가 김정일의 세상이 되게 하려고 온갖 흉계를 다 꾸미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흉계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사수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을 “보수” “반동”으로 모는 일이고, 그 반면에 북의 독재체재를 옹호하고 나서는 자들을 “진보” “개혁”이라고 부르게 하였으니, 세상에, 이토록 사리에 어긋난 일이 또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전 세계가 다 “이념”을 초월했다 하여도 휴전선 이북에 김정일이 도사리고 있는 한, 한반도에서만은 “이념”이 가장 큰 편 가름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구소련에서도 동구권에서도 다 끝난 싸움이지만 한반도에서는 날마다 새로운 싸움의 불씨입니다. 대한민국 4,700만 동포 절대다수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극소수는 김정일 편에 서기를 바라고 지금도 그 쪽에 서서 대한민국이 구축한 민주주의의 틀을 버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권력을 담당한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좌”니 “우”니 “중도”니 하면서 한가하게 낭만적 노래만 부르고 있다가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김정일 세상에서 눈을 뜨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날이 우리 모두가 다 죽는 날입니다. 북의 대남공작이 끈질기게 있는 한 한반도는 물론 대한민국에도 화합은 없습니다. “핵"의 마왕과도 같은 김정일이 분단과 분란의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