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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아트센터 이종덕 사장 ⓒ 뉴데일리
세계화와 지역화의 시대, 지역문화를 어떻게 창조해 나가야 할까요? 저는 <문화도시 정책사업>과 <아트센터 운영사업>의 두 가지 축을 통해 『문화도시 성남』을 창조해나가는 전략을 『씨줄과 날줄을 조화롭게 짜나가는 문화재단 정책방향』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요즘 각 도시마다 문화재단의 설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적절한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역사성과 특성, 시민들의 문화적인 욕구 수준, 문화예술에 지원될 예산의 규모등을 분석하지 않고 문화재단을 설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남에도 처음 문화재단이 설립될 때 시민들이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다양한 요구와 재단의 역할에 대하여 열띤 토론과 일부 시민들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기존의 도시에는 문화예술을 꽃피우기 위한 여러 기관과 단체, 예술적 기량이 뛰어난 훌륭한 분들은 많이 있습니다. 도시의 문화예술기관 CEO는 위에서 열거한 도시의 역사성과 특성을 비롯한 사항에 대한 이해 없이는 문화도시를 창조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남문화재단은 <문화도시 정책사업>을 통해 성남의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생활 속에서의 문화예술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아트센터 운영사업>을 통해 인류가 축적해 온 최고의 예술을 유치하고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성남 시민이 직접 호흡하며 누릴 수 있도록 최고의 공연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비전-주체-현장' 3핵 중심...문화정체성 만들기
<문화도시 정책사업>은 ‘비전, 주체, 현장’이라는 3개의 주요한 핵심영역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 중 ‘비전’에 해당하는 것이「성남시의 문화도시 정체성 구축」입니다. 2006년 10월, ‘문화도시 성남 창조를 위한 시민토론회’를 통해 「문화예술 창조도시」, 「예술시민의 도시」, 「생활예술이 꽃피는 도시」라는 3가지 시안(試案)을 제출하였습니다. 그날 제가 정작 중요하게 제기한 것은 『문화도시 성남 창조』를 위해서 2020년까지의 총 3단계 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저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1단계 3개년이 2단계 5개년(2009년~2013년)과 3단계 7개년(2014년~2020년)보다 더 중요함을 역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1단계에서 문화도시 전략의 마스터플랜이 확정되고 그것을 시민의 참여와 합의를 통해 추진해나갈 제도적 장치와 추진주체가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문화재단에서 2006년은 문화도시 성남 창조방안의 활발한 논의촉발을 위해 시안(試案)을 제출하고 2007년도의 제도적 장치와 추진주체 형성을 위한 기반조성 및 2008년도의 문화도시 성남의 마스터플랜 제출을 위한 기초조사의 시기로 삼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는 2009년 3월에 ‘성남비전 2020’이라는 성남시 장기발전계획이 제출되는데 큰 힘이 되었으며, 문화예술 정책을 바탕으로 성남이 ‘문화예술 창조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에 충실해왔던 것입니다. 이미 성남문화재단은 그러한 밑작업을 바탕으로 2009년도부터 2013년까지의 2단계 5개년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치밀한 장기플랜의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아트센터 운영사업>은 향후 성남시가 지구촌 시대의 세계적 공연예술 도시로 발전하여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와보고 싶어 하는 문화의 도시를 창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지역성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공연장의 색깔을 만들기 위하여 우선 성남시에서 문화재단에 대한 지원(예산)의 규모를 고려하였으며, 둘째 도시 변천의 과정을 살피고, 공연장의 지리적 여건과 성남시민의 문화예술 향수 실태조사 분석, 셋째 국내 공연의 흐름과 각 공연장의 운영 특징을 조사하였습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 초연...지방바람 회오리후발주자로 탄생된 아트센터가 공연계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3년간은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공연을 처음 만나는 아트센터’ 라는 슬로건으로 국내 공연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공연만을 직접 제작하고 기획하여 성남시라는 도시브랜드 가치와 아트센터의 위상을 높여 나갔습니다. 그리고 지역적 여건을 고려하여 공연티켓 가격은 서울의 70%로 책정하여 서울관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세계 4대 뮤지컬 중 국내에서 공연되지 않았던 미스 사이공을 성남에서 초연을 유치 한 것과 오페라 파우스트, 마술피리 등 매년 1편씩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2005년 10월 개관부터 작년까지 슬로건에 걸 맞는 공연 23편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부산에서 KTX로 공연을 보러오고, 청주에서 마라톤으로 전시를 보러오는 관객이 생겨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서울 중심으로 편재되어 왔던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는 표면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보다 중요하게는 서울 중심으로만 안주해왔던 한국 공연예술계에 신선한 경각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경쟁이 유발되고 있습니다. 서울 메이저 공연장의 위세에 눌려 움추려 있던 지방의 공연장들이 당당하게 경쟁을 시작했고, 서울과 협력해 나가는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공연예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계와 통하는 지역을 거점으로 새로운 축을 형성해야한다는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고민하도록 만들었습니다.세계인이 공감하는 '지구 문화촌' 축으로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문화예술을 화두로 삼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수행하고자 매진해 왔습니다. 이제 조그만 지역으로부터 세계의 문화지형이 바뀌어 나가는 ‘지구촌’의 시대가 도래 한 것입니다. ‘지구촌’이란 지구 전체가 한 마을처럼 여겨지는 시대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옆 동네에서 지켜보듯이 느끼고 있습니다. 왜 예술의전당 보다 성남아트센터를 지구촌 시대, 즉 새로운 시대의 공연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칭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성남아트센터가 성남이라고 하는 지역성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예술을 창조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 ‘지역성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공감하는’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