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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제도와 기구를 갖춘 한 나라의 정치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자연 “평등”에 치중하는 “좌파”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한편 “자유”라는 가치를 위해 땀과 피를 흘려서 싸운 결과로 일정한 고지를 점령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벗고 나설 때 “우파”가 생기는 것입니다.
자유와 평등이 한결같이 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대개 선진국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두 가치 때문에 색다른 두 갈래의 정치집단이 형성되어 “룰”에 따라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고 대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 사회는 파멸을 면하고 향상·발전한다는 것이 그 논리에 기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의 한국사회가 자유니 평등이니,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가치들을 논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사회입니까. 천만에!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잘 지은 국회의사당에서 국사를 논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서울시청 앞 잔디밭에 비를 맞으며 쭈그리고 앉아 “광장 없이 민주 없다”고 부르짖는 이런 나라에서 “좌”가 누구이고 “우”가 누구입니까. 자유가 어디 있고 평등이 어디 있습니까.
대한민국의 헌법을 사수하겠다는 세력은 “좌”입니까, “우”입니까. 한반도를 적화 통일해야 한다고 믿고 경찰을 두들겨 패는 이놈들은 “좌”입니까, “우”입니까. 그 이전의 사회가 한국사회 아닙니까. 이런 판국에 “중도”를 논한다는 것은 일종의 “넌센스”가 아닙니까. “낱말”을 잘못 쓰다가는 나라가 망합니다. 조심하셔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