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0 민주화운동의 주역 중 한명인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10일 태백산 야간산행과 막장 체험을 했다. 6.10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이 전 최고위원이 서울에서 개최되는 6.10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대신해 태백산을 찾은 것은 금년 행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으로 인해 적잖은 `정치적 의미'가 부여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전 최고위원이 어렵고 힘들 때 습관적으로 산을 찾았다는 점에서 당 쇄신과 관련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 등에 직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관측도 있다.

    전날 밤 서울에서 이동한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새벽 3시30분께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을 출발, 정상인 천제단에 올랐다. 산행에는 이 전 최고위원의 오랜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관계자 30여명이 동행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천제단에서 지역 관계자들에게 "정상에 오를 때는 정상이 보이지 않지만 올라야 한다"며 "일단 정상에 오르면 다른 사람을 위해 내려가야 하며, 권력도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태백시 장성동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로 이동, 2시간 가량의 탄광 막장체험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이 찾은 막장은 지하 900m 깊이에 위치한 곳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막장체험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태백산 정상에서 지하 막장까지 종주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으며, 두 곳에서 국가가 번영하기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6.10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회복한 시민항쟁의 날"이라고 규정하고 "그런데 아직까지 비민주적 요소가 남아 있다"며 "오늘을 계기로 모든 국민이 성숙한 자세로 민주주의를 지켜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최고위원은 상경 직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범국민대회를 지켜본 뒤 팬클럽 `재오사랑'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서울광장에 부는 바람은 민주주의 성숙을 알리는 바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이제 거짓과 허위의 깃발을 내리고 민주주의 성숙의 깃발을 올리자"고 말했다.(서울.태백=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