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손수 앞치마를 두르고 '한식 전도사'로 나섰다. 이 대통령은 2일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정상 오찬을 가진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 파고라 전망대에서 불고기 꼬치, 전복 꼬치, 양갈비 등을 직접 구워 아세안 정상에게 대접했다.

    이 대통령이 숯불 화덕에서 고기를 굽기 시작하자 일부 정상들은 전망대에서 제주 바다 경치를 감상하며 순서를 기다렸으며, 이 대통령은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한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참가 정상 수에 맞게 11개를 끝까지 조리했다.

  • ▲ <strong>◇ 이명박 대통령은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정상오찬에서 손수 꼬치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뉴데일리" title="▲ ◇"MB는 요리사" 이명박 대통령은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정상오찬에서 손수 꼬치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뉴데일리">
    ◇"MB는 요리사" 이명박 대통령은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마지막날인 2일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정상오찬에서 손수 꼬치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 대통령은 "한식세계화는 말로만 하면 안된다"며 '앞치마를 두른'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요리를) 전세계에 홍보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10년 걸릴 것을 1년 만에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를 향해 이 대통령은 "기다려달라. 요리해서 주겠다(Wait. I'll give you)"면서 친근감을 표했으며, 이현룡 싱가포르 총리는 다른 정상들에게 "이 대통령이 우리를 위해 요리하고 있다(He's cooking for us)"라고 웃으며 환담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음식이 완전히 익은 것을 시식하며 확인한 뒤 "잘 익었어"라며 접시에 고기를 담아 훈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전달했다. 이어 아세안 정상들은 줄서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음식이 담긴 접시를 받아 자리로 이동했다.

    모하마드 나집 빈 툰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 대통령의 "'어떠셨느냐"는 물음에 "손수 요리해줘서 정말 맛있었다"고 답했다. 배석했던 김은혜 부대변인은 "각국 정상들이 접시를 거의 비웠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 오찬은 '어울림의 미학'이라는 테마로 준비됐다. 모듬 바비큐가 주 요리다. 죽순볶음, 쇠고기 찹쌀구이, 야채 산적 고추장 구이, 잔치국수 등을 곁들여 한식의 조화와 균형미를 추구했다. 민어탕수, 해산물 모듬 바비큐 등으로 구성된 해산물 코스도 있다. 돼지고기 등을 금기로 여기는 이슬람국 정상을 위해 양갈비 바비큐와 채식 잔치국수로 대체한 '하랄(haral)' 코스가 마련됐다. 반주는 '배 와인'이 나왔다.

    한편 제주 특별정상회의 공식 오찬과 만찬에서는 모두 한식이 제공됐다. 전날 환영 만찬에서도 궁중요리식 한식 정찬이 아세안 정상들에게 베풀어졌다. 통상 정상회의에서 오찬과 만찬 중 한 차례만 주최국 전통 음식이 제공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모든 메뉴를 고심을 거듭하며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김 여사는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의 명예회장을 맡아 한식 세계화 캠페인에 앞장설 만큼 한식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사업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 국내에서 열리는 다자 외교 무대를 통해 '한식 세계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