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행을 바라지는 않겠다.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겠다."

    허정무(54) 축구 대표팀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을 앞두고 본선 진출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허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UAE 두바이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란 경기가 어떻게 끝나든 간에 우리는 자력으로 본선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3승2무로 조 1위를 달리는 한국은 앞서 열릴 북한-이란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고 UAE 원정 경기에서 이기면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할 수도 있지만 허 감독은 이에 상관없이 UAE를 반드시 잡고 자력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대표팀은 내달 3일 두바이에서 오만과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서 7일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UAE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을 치른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UAE 전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준비를 잘하겠다"면서 "어려운 여건이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중앙 수비수 일부가 바뀐 것에 대해 허 감독은 "곽태휘와 강민수 등 일부 선수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고 기존 선수들의 몫까지 충분히 해 낼 것"이라고 큰 우려를 보이지 않았다.
    이어 "이운재와 이영표가 팀을 잘 이끌고 있고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팀이 발전하고 경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맨유가 패한 것을 예로 들며 "흥분은 금물이다. 차분하게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두바이 날씨가 덥다지만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강하다. 기후도 안 좋지만 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맏형 이운재(수원)도 출국 전 "UAE 전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결과 얻고자 많은 준비를 했고 승점 3점을 챙겨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고 강한 승리욕을 보였다.

    이운재는 "이란과 북한 전에 연연하지 말자고 얘기했다"면서 "요행의 수가 나오는 것보다 우리가 얻은 포인트로 본선에 진출하는 게 더 뜻깊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선수들이 흩어졌다가 모인 만큼 일단 급선무는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면서 "뒤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기를 해주겠다"고 했다.

    또 두바이의 무더운 날씨 우려에 대해서는 "정신력을 키우고 하나가 되면 무더위는 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비수 조용형(제주) 역시 "UAE가 홈에서 강한 면이 있어 방심하면 안 된다. 승리하는 게 최우선이다. 이번에 이기면 본선행 가능성이 90%까지 올라간다. 한국 선수는 정신력이 뛰어나 더운 날씨도 문제가 안 된다. 좋은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