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독자들과 아직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어요. 우리는 영혼으로 통합니다."
    칸 영화제를 찾은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루 코엘류(62)가 한국 독자들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며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18일(현지시간) 낮 칸 마르티네즈 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코엘류는 "한국에 꼭 가고 싶다"며 "꼭 직업적인 목적으로 가고 싶지는 않다. 칸에 왔듯이 한국에서도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며 한국의 여러 가지를 느끼고 영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코엘류는 지난해 출간한 장편소설 '승자는 혼자다'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지난달부터 세계 최초로 인터넷에 연재하고 있다.
    '승자는 혼자다'는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다룬 소설로 총 46개국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연재가 마무리되는 7월 말께 문학동네를 통해 출간된다.
    그는 "한국 독자들은 내 가슴 속에 있다"며 한국 독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신들은 내 가슴 속에 있어요. 당신은 나를 알지만 나도 역시 당신을 압니다. 우리는 아직 육체적으로 만나지 못했지만 서로 알고 있죠. 항상 지지해줘서 감사하고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가기를 원합니다. 승자는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연재 중인 인터넷 화면을 직접 봤다는 그는 한국 독자들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며 "내 모든 소설은 내 영혼의 일부이다. 이를 통해 나와 독자들의 영혼이 환상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도하려는 인터넷 연재를 말리는 이들도 있었어요. 그러나 마법처럼 한국의 많은 팬이 사랑해주고 있죠.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독자들이 있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남달라요. 이 역시 한국에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자신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원작으로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되면 다시 한번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어떻게 결정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7월께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된다고 들었다"며 "최초 인터넷 연재에 이어 영화 최초 개봉까지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제62회 칸 영화제 개막일인 13일부터 칸에 머무르고 있는 코엘류는 "해마다 칸 영화제에 오며 영화를 좋아한다"며 "영화를 보고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 환상적인 잔치를 즐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영화제를 소설의 배경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칸이 내게 그만큼 익숙한 곳이며 이번 소설을 통해 다루려는 패션과 유명인, 가치 등 모든 것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판매 1억부를 돌파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돼 기네스기록에 등재되는 등 세계적인 인기 작가인 그는 23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블로거이기도 하다. 인터넷 환경에 누구보다도 친숙한 그는 인터넷과 문학의 관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인터넷 때문에 문학이 위기에 처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인터넷은 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책의 가치는 변치않을 것"이라며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고 출판된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을 수 있는 보완적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소설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 그저 내 삶을 살다가 어떤 일이 일어나면 영감을 얻고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긍정적인 에너지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말했다.(칸<프랑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