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8일 오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쏠린 부산고검 K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K검사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6년 전후로 전별금 명목 등으로 1천만원 이상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K검사가 박 전 회장의 사업 기반이 있는 부산ㆍ창원지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포괄적 뇌물'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돈을 받은 시점에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직무와 관련해 특정한 청탁이 있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한 민유태 전주지검장과 달리 K검사에 대해서는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검사는 "박 전 회장과 고향(경남 밀양)이 같다고 해서 다 유착했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 돈 받았다는 의혹은 지나치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회장에게서 베트남 출장 때 1만 달러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민 검사장을 지난 15일 불러 조사한 뒤 법무부에 조사 결과를 통보, 곧 직무집행정지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그러나 민 검사장이 베트남 출장 당시 대검 마약ㆍ조직범죄부장이었기 때문에 박 전 회장과의 직무 관련성을 찾기 어려워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 내부인사 수사는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조사가 끝나면 일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부산고법 판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 경남지방경찰청장을 지냈던 전직 경찰 고위간부 등을 이번 주 차례로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통해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으로부터는 이르면 이날 오후 이메일 진술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17일 조사한 검찰은 `동생이 사업자금을 빌렸다'는 해명과 달리 이 전 수석이 동생의 통장을 이용해 박 전 회장으로부터 7억원을 직접 받았다가 돌려준 것으로 보고 자금의 성격을 캐기 위해 조만간 재소환할 방침이다.

    이 전 수석은 세무조사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의 진술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천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박 전 회장의 돈 40만 달러를 주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미국 아파트의 주인이 4∼5일째 연락이 끊김에 따라 미 당국과 형사사법 공조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