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이 개성공단의 모든 계약을 취소한다고 선언했다. 한 마디로, 이명박 정부가 한 방 되게 얻어터진 꼴이다.
    이것을 두고 화를 내야 할까,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이명박 정부는 말했다. 그리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이로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섣불리 폐쇄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그러나 김정일은 그것을 단 한 주먹으로 때려 없앴다. 역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를 모르는 경제주의자'이고, 김정일은 '경제를 모르는 정치주의자'임이 입증되었다.

    신문 기사에 의하면 지금 개성공단에서 흑자를 왕창 내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대중은 자신의 대북 '햇볕'이 '노다지'라고 강변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통일부 등도 그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바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는 자신들이 호언장담 했던 PSI 참여까지 '김정일을 자극할까 보아' 꼬랑지 사이로 허겁지겁 처박았다.
    김정일은 바로 이명박 정부의 그런 심리적, 정치적 취약점을 잽싸게 간파하고서 선수를 쳤다. 김정일은 그의 도덕적 타락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보다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한 수 위'였다.

    김정일의 이번 계약 취소는 그러나 대한민국의 위기는 아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위기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이 먼저 강타한 개성공단' 사태로 이제 결정적인 '권위의 위기'에 빠져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쳤어야지 이게 무슨 꼴인가?

    대한민국 자유 민주 진영은 그래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함께 정사(情死)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 번 자유 민주 정권 재창출을 준비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인가. 나는 후자의 입장임을 분명히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