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미국에 체류 중인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상대로 금명간 이메일을 통한 서면조사를 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검찰은 작년 하반기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과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 등이 박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당시 국세청장이었던 한씨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게 귀국해 검찰 청사에 출석하라고 요청했으나 난색을 보임에 따라 질문서를 이메일로 보내 통화내역 등 그동안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세무조사를 중단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는지 등을 묻기로 했다.

    검찰은 또 이르면 이날 오후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은 박 전 회장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천 회장 및 김 전 청장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수석은 2003년 동생을 통해 박 전 회장의 돈 5억4천만원을 받아 변호사 사무실 임차보증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또한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을 상대로 박 전 회장 구명 활동을 벌였는지와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적인 자금을 받았는지를 추궁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청장과 천 회장, 이 전 수석, 한 전 청장, 그리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담당자들의 통화 및 자금거래 내역을 광범위하게 추적하면서 로비나 청탁 증거를 찾는데 주력해 왔다.검찰은 한 전 청장과 이 전 수석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이번 주 중으로 천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조세포탈 혐의로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박 전 회장에게서 송금받은 40만 달러와 관련한 미국 아파트 계약서와 부동산중개업자의 통장사본을 확보해 정확한 계약 내용 등을 분석하는 대로 권양숙 여사를 재소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