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마니아를 공식 방문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이 16일(한국시각) 루마니아측의 `외교적 결례'에 대해 정중히 항의, 눈길을 모았다.

    당초 김 의장은 이날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을 비롯해 미르체아 제오아나 상원의장, 로베르타 아나스타세 하원의장을 잇따라 면담을 갖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루마니아에 도착하기 전날 바세스쿠 대통령과 제오아나 상원의장과의 면담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는 루마니아의 긴박한 정치일정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바세스쿠 대통령과 제오아나 상원의장이 내달 유럽의회 의원(33명) 선출을 위한 선거 유세로 인해 지방에 내려갔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잠재적 경쟁관계인 두 사람은 이번 유럽의회 의원 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 본격적인 선거 경쟁에 뛰어든 것.

    특히 바세스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방한시 김 의장의 루마니아 방문을 직접 제의한 바 있어 이날 `면담 펑크'는 루마니아측의 외교적 결례라고 할 수도 있는 형국이다.

    김 의장은 아나스타세 하원의장과 면담에서 "바세스쿠 대통령과 면담 약속이 됐었는데 면담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고 루마니아측의 `결례'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아나스타세 의장은 김 의장의 지적에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이번 루마니아 방문에서 `국빈급 대접'을 받았다. 각국 국가원수들이 묵는 영빈관을 숙소로 이용한 것은 물론, 경찰 사이드카와 루마니아 경호팀의 호위 속에서 행사장을 이동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바세스쿠 대통령과 제오아나 상원의장이 내달 유럽의회 의원 선출을 위한 선거유세에 참여,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바세스쿠 대통령이 정중하게 유감의 뜻을 표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부쿠레슈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