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17일 가톨릭계 대학인 노트르담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명예학위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한 교내외 가톨릭 신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학 측이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낙태 시술을 하거나 낙태에 관해 교육하는 국제 가족계획단체들과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재정 지원을 하기로 한 점을 들어 그의 졸업식 참석에 반대하고 있다.

    졸업생 20∼30명이 졸업식에 불참하고 철야기도를 하기로 하는 등 졸업식을 눈앞에 두고 반대가 고조되자 이 대학 총장인 존 젱킨스 신부는 졸업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자제를 호소했다.

    젱킨스 신부는 13일 공개된 이 편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톨릭의 주요 이슈들에 대한 토론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젱킨스 신부는 "이날부터 시작될 대화와 선의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가톨릭계와 공직자의 상호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데 기여하리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졸업식 참석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모두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며 다만 공공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속 권위를 존중하라는 성 베드로를 말을 인용하며 미국 대통령들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해온 이 대학의 관행은 정치적 입장 표명이나 특정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존경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가톨릭 성직자 70명과 다수의 신자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은 가톨릭의 가르침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그의 졸업식 참석에 반대하고 나서자 일부 신학자들은 졸업식 참석을 지지하는 서한에 서명하는 등 논란은 가톨릭계로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