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번 말했는데…"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말발이 먹히질 않는다. 동반선출되는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분리하자고 주장했으나 오는 21일 열린 원내대표 선거는 종전의 방식대로 선출하게 됐다.

    정 최고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듭 이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비공개로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결론은 'NO'였다. 정 최고위원은 "현 동반선출제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면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따로 뽑으면 출마하는 분들이 '짝짓기'를 못해서 출마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고 의원들도 선택 폭이 넓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170여명인데 가능한 한 많은 분이 당무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큰 문제점은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지휘를 받는 듯한 불필요한 오해"라며 "정책위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원내대표 선출까지 10일 남았기 때문에 이 시간내에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열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고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번에 말씀 드렸을 때 박희태 대표도 좋은 말씀이라고 했는데 다시한번 생각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런 제안을 한 바 있고 박 대표와 박순자 최고위원 등이 이 방안에 긍정적으로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열린 비공개 회의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출은 현행 방식대로 하기로 결정했다. 정 최고위원의 요구는 당 쇄신위원회(위원장 원희룡)가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