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제2기 원내사령탑 선출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는 15일 치러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일찍감치 정(丁)세균-정(鄭)동영을 위시한 주류-비주류의 대결구도로 모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본격 경선레이스에 선 이들은 3선의 김부겸.이강래.이종걸 의원이었고,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이 후보마감일(8일)이 돼서야 보좌관을 통해 급히 입후보 서류를 냈다. 당초 '丁-鄭 2라운드 대리전'으로 평가받던 원내대표 선출문제가 '박지원 원내대표 경선 출마 가세'로 4파전 구도가 되면서(이종걸 박지원 이강래 김부겸. 기호순)더 복잡해진 양상이다.

    그간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당 주류측과 수도권.386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김부겸 의원과 호남및 정동영계 의원들에 지지를 받는 비주류 측 이강래.이종걸 의원의 대결로 흘렀다. '박지원 원내대표 경선 가세'는 이렇듯 원내대표 경선이 세대결 양상으로 흐르자 당 중진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부상한 사안이다. 또, 당내 민감한 문제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복당 문제를 두고도 김 의원(회의적)과 이강래.이종걸 의원(긍정적)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의원의 경우는 정 전 장관의 원내 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의 경선출마 가세가 어느 쪽 표에 영향을 줄 것이냐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의원의 경우 호남과 구 민주계 의원 일부와 관련이 있는만큼 이강래.이종걸 의원에게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DJ의 심복'이라는 불리는 박 의원이 민주당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을 수 있다는 것과 주류-비주류 측으로부터 두루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 다는 점이 이득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 전면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이종걸 의원은 '선명야당, 강한원내대표'등을 주장하고 있고, 이강래 의원은 '대안있는 강한야당'을 주장하고 있어 노선이 비슷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비주류 이강래 이종걸 의원간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당내 비주류 모임인 '민주연대' 의원 7명은 오찬회동에서 이종걸 이강래 의원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성사된다면 득표력이 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강래 의원 지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합으로 민주당 재집권의 토대를 쌓는데 몸을 던지겠다"며 "강력한 대여투쟁으로 거대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저지하겠다"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박 의원은 "전주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설득했고,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을 때는 정세균 대표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진언했다"며 "모두가 민주당이 깨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투표권을 가진 82명의 당내 의원 중 주류 측과 중도·비주류 측이 각각 30여명씩을 확보한 상태에서 나머지 20명 내외의 구민주계와 충청권(8명),비례대표(14명) 의원 등의 부동층 표심이 향후 경선 결과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