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첩혐의로 이란 사법 당국에 체포된 뒤 법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가 단식 투쟁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사베리 기자의 아버지인 레자 사베리는 3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록사나가 우리와의 짧은 전화 통화에서 단식 투쟁을 계속하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란 사법당국이 사베리 기자의 단식 사실을 부인한 것과 관련, "록사나는 이란 사법당국이 자신의 단식 사실을 부인했다는 것을 전해 듣고 매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사베리는 현재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에는 구치소 내 의무실에 실려가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베리는 앞서 지난달 18일 이란 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뒤 이에 불복, 즉각 항소했으며 21일부터는 항의 단식을 시작한 바 있다.

    영국 BBC와 미 폭스뉴스 등의 프리랜서로 활동한 사베리는 이란 당국이 발급해 준 취재 허가증의 유효기간이 지난 2006년 만료됐는데도 취재행위를 빙자해 간첩행위를 벌였다는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됐으며, 현재는 정치범 수용소로 악명 높은 에빈 감옥에 수감돼 있다.

    한편,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2일 이란을 방문한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과의 회담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록사나 기자가 항소심에서 '공정하고, 인도주의적인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타키 장관은 나카소네 외상이 사베리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이 같이 언급했다. 사베리는 이란계 아버지를 둔 미국인이지만, 일본인 어머니를 둔 일본계이기도 하다.(테헤란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