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금융위기로 10년 만에 첫 재정 적자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군복을 교체하려던 계획까지 취소했다고 3일 BBC 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군복 교체 계획은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가 대통령이던 2007년부터 군 사기 진작 차원에서 추진해 오던 일로 구소련 시절부터 입어오던 낡은 군복을 러시아 유명 디자이너인 발렌틴 유나슈킨이 디자인한 군복으로 교체하려 했다. 그러나 뜻밖의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군 예산 운영에 차질이 생겼고 결국 군복 교체 계획을 취소하게 됐다.

    러시아군은 오는 9일 붉은광장에서 펼쳐지는 2차대전 승전 기념 군사행진에 참여하는 6000명의 군인들에게는 새로운 군복을 입힐 계획이다. 일부 제작된 새 군복은 치수가 커 보여 우스꽝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던 옛날 제복을 개선해 단정함과 화려함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의회(상원) 국방안보위원회 빅토르 오제로프 위원장은 2일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호 모스크바'와 인터뷰에서 "군은 무엇에 돈을 써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새 제복이 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BBC는 돈이 없어 제복 교체가 무산됐다는 것은 러시아 경제 상황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매년 국방비를 증액해 온 러시아는 군 현대화와 재무장 프로젝트를 위해 작년 470억 달러의 국방비를 책정해 놓았다가 금융위기로 이를 15% 가까이 축소했다. 러시아는 금융위기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8%에 이르는 재정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