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가 멕시코발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를 예방하는 조치에 매달리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자국 내에서 번지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H5N1]와도 전쟁을 벌이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일 일간 이집션 가제트에 따르면 이집트 델타 주(州)의 보건당국은 전날 2살 난 어린아이와 22세 여성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말 6세 소년과 25세 여성, 33세 여성 등 3명이 일주일 사이에 이 바이러스로 숨을 거뒀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신종플루처럼 사람들 간에 전염되지는 않지만, 신종플루보다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피해가 가장 큰 국가인 이집트에서는 2006년 이래 60여 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이중 26명이 사망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 정부는 최근 살아있는 조류의 거래와 운반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다 적발된 주민에게는 6개월의 징역형과 함께 1만 이집션 파운드(23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종교지도자들에게 모스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설교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조치로 이집트에서 사육되는 모든 돼지를 도살 처분하는 조치에 들어갔다. 이집트에서는 30만∼35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 경보를 현재의 5단계에서 6단계로 상향 조정하면 모든 공항과 국경통과소를 폐쇄할 방침이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