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군소야당들은 한 목소리로 "불행한 역사 반복"이라고 개탄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아침에 TV를 보고 참담한 심경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무겁게 입을 뗐다. 심 최고위원은 "역대 대통령이 지난 1994년에 구속된 사건 이후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희망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오늘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 실망과 대통령제의 모순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몇 시간씩 걸려서 언론인을 따돌리며 검찰에 출두하는 전직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 마음은 갈갈이 찢어졌다"며 "우리 역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반복된다는 점에서도 그랬고, 꼭 저런 야단법석을 떨어야 하는가, 하는 점에서도 그랬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수사는 철저히 객관적으로 하되, 가능하면 불구속 수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당론인 불구속 수사를 주장한 뒤 "(노 전 대통령이)진정 면목이 없고 잘 다녀올 생각이라면, 그리고 국민을 끝까지 배반할 생각이 아니라면 노 전 대통령은 오늘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라"고 충고했다.

    창조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 검찰 출두는 국민을 슬프게 하는 일로서 다시 반복되지 말아야 할 국가적 불행"이라며 "죄가 있다면 누구든지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이번 수사가 진실을 규명하고 국민 의구심을 풀어주는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을 위해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장면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전직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죄질에 따라 합당하게 처벌돼야 한다. 그것이 법의 공평무사한 정신을 살리는 길"이라며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느냐 불구속하느냐의 문제로 쓸데없는 논쟁을 일으키는 것은 국민 법감정을 건드리는 역린임을 검찰은 분명히 깨달아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검찰조사를 받으러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출발하며 "국민 여러분께 면목없다.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고 짤막하게 심경을 밝힌 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