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재보선 결과에 대해 ‘이명박 한나라당’과 김대중이 가장 기분 나빠 했을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은 5대 빵으로 나가 떨어졌고, 정동영과 신건을 배척한 김대중의 끝발도 전혀 먹히지 않았으니. '정세균 민주당'은 겉으로는 신났다.

    그러나 속으로는 멍들었다. ‘울산 대통령 정몽준’도 엿 먹기는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한나라당'은 겉으로도 속으로도 기분 좋았을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이 멍들었으니….

    이런 구경을 하는 나는 되게 기분이 좋다. '이명박 한나라당'이든 '박근혜 한나라당'이든 좌우지간 '웰빙 한나라당'이 얻어 터져서. '웰빙 한나라당'은 원래 지난 대선 때 정권을 공짜로 주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이 저희들이 잘나서 얻은 것이라고 자만했다. 착각은 자유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 짓거리였다. 그 얌체 같은 짓거리가 이번에 여지없이 작살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어찌 될 것인가? 민주당이 어찌 되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질 흥미조차 없다.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우선 '이명박 한나라당'과 '박근혜 한나라당'의 화해는 더욱 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박근혜 한나라당'은 '이명박 한나라당'의 곤경을 바라보며 계속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 시간도 그들 편에 있지 '이명박 한나라당'에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은 말이 '하나의 정당'이지 이미 하나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깨지고 있고, 이미 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10월엔 또 한 번의 재보선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한나라당의 분화, 분열은 더 심화되면 되었지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명박 한나라당'은 2년도 못돼 벌써부터 레임덕 전조증상을 드러낸 것일까?

    '이명박 한나라당'이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그것은 '철학 없는 실용주의' '원칙 없는 장사치 주의' '정치 없는 경제주의' '투자 없는 소득주의 '싸움 없는 공짜주의'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나라당은 박근혜 천하가 될 것인가? 그녀가 지금으로선 1등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이 1등이 앞으로도 계속 보증수표라는 보장은 없다. 그녀의 문제점과 한계도 있기 때문에. 그녀는 너무 신비주의에 빠져 있다. 중요한 현안에 대해 그녀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 그 누구의 적대감도 사지 않으려고. 그러나 그녀의 이 불개입주의 (non-committment)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좀 자존심 상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더러 그냥 무조건 떠받들어 달라니. 이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한나라당은 이제 공짜주의에서 벗어나 목숨을 건 당내투쟁을 통해 영웅을 탄생 시켜야 한다. 대통령은 그 결과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사기적 적당주의의 전리품이 아니다.

    나와라, 투사. 목에 칼이 들어와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투사, 그래서 한나라당을 먹어라. 가장 불리할 때 가장 용감하게 할 말을 하는 전사(戰士). 우리는 그런 그대의 혜성 같은 출현을 대망한다.

    한나라당은 이제 당내 천하대란, 당내 정계개편, 당의 환골탈태까지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웰빙 체질로는 한나라당은 좌파의 경멸은 물론 우파의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 우파에게까지 경멸당하는 한나라당, 그건 정말 촤악의 비참한 몰락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노무현의 몰락을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은 반(反)대한민국 진영과 친(親)대한민국 진영 모두의 경멸을 동시에 사 몰락할 것이다. 마치 낙동강 오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