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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저 D. 콘버그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29일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세계적 전염병'(pandemic.대유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콘버그 교수는 이날 오전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SI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불린 1918년 스페인 독감에 가까울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발생해 2년간 전세계에서 4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한국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돼 14만명 가량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인간에게 쉽게 전염되지 않고 인간 간의 감염은 더욱 어려워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I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AI와 달리 SI는 사람의 몸에 적응해 일단 체내로 들어오면 매우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병원체에만 노출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버그 교수는 또 "현재 인플루엔자 치료제는 타미플루 한 종 뿐이라 내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모두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고 있어 사실상 치료제가 없는 셈이었다"면서 "적어도 나로서는 타미플루가 SI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SI 사태가 과거 스페인 독감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콘버그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세계는 이미 스페인 독감 등의 경험을 통해 국가 차원의 질병통제기관 등 유사한 상황에 대한 대책을 잘 갖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효과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대처법은 격리와 확산방지"라며 "한국은 공항을 지나는 승객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건강검진과 관리를 실시하고 있어 대부분 국가보다 잘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전염병은 대부분 접촉을 통해 옮겨지니 손을 얼굴로 가져가지 말고 자주 씻는 두 가지를 꼭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콘버그 교수는 진핵생물(eukaryote)에서 유전정보가 복사돼 전달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7년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신기술융합학과 강린우 교수와 'KU 글로벌 연구실'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