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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발 SI(돼지 인플루엔자)로 가장 걱정이 많은 사람은 누굴까. 방역 당국?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 양돈 농가를 대표하는 무거운 짐을 진 사람,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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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환 대한양돈협회장 ⓒ 뉴데일리
이어지는 돼지인플루엔자 확산 소식에 김 회장은 요즘 정신이 없다. 27일 오후엔 긴급 회장단 회의를 열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멕시코산 돼지고기 수입중단과 수입 돼지고기 철저방역을 정부에 요청하고 양돈농가들에는 방역철저 및 홍수출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언론사를 돌며 국산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보도를 부탁한다. 김 회장 자신도 화성에서 3000여두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70도 이상에서 끓여먹으면 설사 감염이 된 돼지라도 안전하다고 아무리 언론이 강조해도 소비자들 심리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돼지고기 소비가 가파르게 줄고 있습니다.”
서울도매시장과 국내산 돼지 경매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김 회장이나 양돈농가에 이번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사료 값이 배로 올랐다. 게다가 다가오는 FTA는 큰 불안이다. 그런데 돼지인플루엔자까지 기습해 양돈 농가들이 ‘죽을 맛’이란다.
"정말 양돈농가로서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값싼 수입 돼지고기들이 밀려들어오고 있어서 고전하고 있는 속에서 사료는 거의 두 배 가격으로 올랐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생각하면 암담할 뿐인데 이런 일까지 벌어지니 답답하지요."
김 회장은 미리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 지난 15일 돼지열병박멸대책위원회를 열고 1급 가축전염병인 돼지열병 청정화를 위해 농협중앙회·한국동물약품협회·한국사료협회·축산물위생처리협회 등과 함께 집중 계도에 나서기도 했다.
“질병진단센터에서 SI는 호흡기를 통해서만 감염되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어 감염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확언을 했습니다.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도 무방하다는 것인데 국민들의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김 회장은 이 위기를 국내산 돼지고기가 보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